범정스님 어록

단순함의 삶이란?

문성식 2022. 5. 14. 08:11


        단순함의 삶이란? 단순함이란 그림으로 치면 수묵화의 경지이다. 먹으로 그린 수묵화. 이 빛깔 저 빛깔 다 써 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먹으로 하지 않는가. 그 먹은 한 가지 빛이 아니다. 그 속엔 모든 빛이 다 갖춰져 있다. 또 다른 명상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그것은 침묵의 세계이다. 텅 빈 공의 세계이다. 단순과 간소는 다른 말로 하면 침묵의 세계이다. 또한 텅 빈 공의 세계이다. 텅 빈 충만의 경지이다.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이 이 단순과 간소에 있다. 우리는 흔히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텅 비우려고는 하지 않는다. 텅 비워야 그 안에서 영혼의 메아리가 울린다. 텅 비어야 거기 새로운 것이 들어찬다. 우리는 비울 줄을 모르고 가진 것에 집착한다. 텅 비어야 새것이 들어찬다. 모든 것을 포기할 때, 한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진정으로 거기서 영혼의 메아리가 울린다. 다 텅 비었을 때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텅 비었을 때 그 단순한 충만감, 이 바로 극락이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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