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관리가 갱년기 건강까지 좌우… 어혈 제거·기력 회복에 집중해야"
헬스 톡톡_ 김수정 영동한의원장
산후풍은 분만 방식 관계없이 발생
영양 빠져나가 혈액순환 저하·부기·냉증
어혈 생기면서 몸 안에 염증, 통증 지속돼
6개월간은 다이어트 피하고 체력 회복을
근골격계 보강, 수면·소화 등 고루 살펴야
![](https://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22/05/10/2022051001581_0.jpg)
열 달의 임신 기간에 여성은 큰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는다. 태아가 자랄수록 산모의 허리, 무릎, 발목 등 관절이 감당해야 할 무게는 증가하고, 주변 장기는 압박을 받아 소화불량, 치질, 잦은 소변 등의 불편이 생긴다. 출산 후에도 몸의 변화는 계속된다.
출산 후 발생하는 각종 변화를 한방에서는 '산후풍'이라고 하는데, 산후풍을 가볍게 여겼다간 평생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건강 회복을 위한 산후풍 치료와 산후 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산모 기력 소모 큰 임신·출산
임신과 출산은 그 자체로 여성의 몸에 큰 무리를 주는 행위이다. 임신 중 여성의 몸은 아이를 잘 지탱하고 출산을 더욱 편안하게 하기 위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하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릴랙신은 출산 후 약 4~6개월까지 분비되는데 이 때문에 산모의 손목·발목·허리·골반 등 관절은 손상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출산은 기력 소모가 매우 큰일이라 여성의 몸을 매우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한 상태로 만든다. 분만 과정에서 아이를 위해 모아놓았던 영양분, 혈액 등이 빠져나가며 에너지가 크게 소모되기 때문이다. 출산이 끝났다고 빠져나간 영양분·혈액이 저절로 보충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출산 후 여성의 몸은 영양분·혈액 부족으로 인한 혈액순환 저하, 부기, 냉증 등 각종 증상을 겪는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발생한 이 같은 증상을 한의학에선 '산후풍'이라고 한다. 산후풍은 손목이나 발목 등 전신 관절의 통증, 손발이 저리거나 시리고 먹먹하게 느껴지는 감각 이상, 과도하게 땀이 배출되는 발한, 수면 불량이나 우울감 등의 정서적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일컫는다.
산후풍은 분만 방식과 상관없이 발생한다. 간혹 제왕절개로 출산한 경우 산후풍이 발생하지 않거나 산후조리를 덜 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큰 오해이다. 제왕절개로 출산하는 경우, 산모의 근육과 자궁을 절개하는 수술을 진행하므로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제왕절개 출산은 산모의 힘으로 태반을 내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출산 과정에서 빠져나가야 할 조직들이 몸에 남아 어혈(瘀血)을 생성할 가능성이 크다. 어혈은 몸 안에서 염증이나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혈 충분히 제거하고 기력 회복해야… 최소 6개월 회복 필요
산후풍은 출산 직후부터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더욱 심각하게 발생한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혈이 허약해지면, 손발이 차가워지고, 때때로 얼굴로 열이 오른다. 소화기관은 약해지고 어지럼증, 두통 등이 생긴다. 땀이 비 오듯 나는 발한 과다가 생기기도 한다. 출산 후에는 몸에 정체돼 있던 노폐물이 빠져나가기 위해 소변을 자주 보거나 땀이 평소보다 많이 날 수 있는데, 과도한 땀은 오히려 체온을 빠르게 떨어뜨려 냉증을 유발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한 증상은 3년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어혈이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도 산후풍이 생긴다. 산후조리 시기에 태반·오로 등 노폐물이 충분히 빠져나가야 하는데, 이때 조리를 제대로 못 해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어혈이 생긴다. 어혈은 혈액순환 저하와 출산 전보다 심한 생리통, 부기, 냉증, 손발 저림 등을 일으킨다.
김수정 영동한의원장은 "본래 건강하던 여성이라도 산후에는 심한 기력 저하로 각종 건강 문제를 겪는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 직후에는 어혈을 충분히 제거하고, 출산 과정에서 소모된 기력을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며 "산후 6개월간은 근골격계를 튼튼하게 보강하고 수면·소화 등 몸의 기본적인 활동들이 안정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 시기에 산후조리를 등한시하면 약해진 관절이 지속적으로 시큰하게 느껴지고, 발한 과다가 계속된다. 갱년기가 되면 얼굴에 열이 오르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 냉증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출산 후에는 무리한 움직임이나 다이어트를 피하고, 건강 관리에 유의하며 체력 회복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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