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생리 안 나오고, 다리·턱 털만 나온다면… '이 질환' 의심

문성식 2022. 3. 30. 11:05

생리 안 나오고, 다리·턱 털만 나온다면… '이 질환' 의심

 

다리털 제모
생리는 제때 잘 안 나오는데, 털이 다른 사람보다 굵거나 많은 것 같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리는 제때 잘 안 나오는데, 털이 다른 사람보다 굵거나 많은 것 같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배란이 안 되는 미성숙 난자가 난소에 가득 모여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로 이어지는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겨, 남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유발되는 증상이다. 체내 남성호르몬 농도 증가로 털이 굵고 진해지며, 양이 많아지기도 한다. 가임기 여성 6~1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유전적 요인과 함께 비만,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무배란성 희발월경

▲부정출혈

▲체중 증가

▲다모증

▲빈번한 여드름

▲남성형 탈모증

▲우울 등 빈번한 기분 변화 등이 있다. 무배란성 희발월경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데, 월경 주기가 지연되고, 양이 점차 주는 양상으로 진행된다.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

▲생리주기 35일 이상

▲2달에 한 번 생리를 건너뛰는 등 주기가 불규칙함

▲3달 이상 생리가 이어지지 않는 것 등이 나타난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방치하면 불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배란 장애가 있는 불임 여성 30~75%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적절한 치료가 없어 질환이 진행되면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유방암

▲지방간

▲대사증후군(심혈관계질환,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 질환 발병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진단은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로 이뤄진다. 혈액 검사로는 고안드로겐 혈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초음파 검사로는 난소에 난포가 몇 개 있는지 확인한다. 한쪽 난소에 2~9mm 크기 난포가 진주목걸이 모양으로 12개 이상 있거나, 난소 부피가 10mL를 초과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본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확인되면 환자 특성, 나이, 증상 등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먼저 과체중이나 비만한 여성은 체중 감량부터 해야 한다. 비만이 여러 호르몬 분비 이상을 초래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은 50~70%가 비만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6개월 동안 5~7% 체중만 줄여도 약 75%에서 배란이 다시 시작되고, 여드름, 다모증 등 동반 질환도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정상 체중의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병원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경구용 피임약이나 프로게스테론 제제, 메트포르민 등 약물치료를 받으면 규칙적인 월경주기를 유도할 수 있고, 자궁내막 과증식을 억제해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을 예방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인슐린 농도가 급격히 오르내리면서 정상배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나 과자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또한, 비닐이나 플라스틱 용기 속에 든 환경호르몬은 정상 호르몬 분비를 교란할 수 있어 이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면 난소의 레이저기화술, 전기소작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