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일방통행

문성식 2022. 3. 5. 11:06


 
      일방통행 기도에 대한 책을 읽다가 '기도는 오아시스 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때, 나는 '아! 이것을 몰랐구나. 사막을 건너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위로와 평화를 찾기 위해 기도를 시도해보았지, 한 번도 죽을 각오를 하고 사막을 건너는 생각으로 기도에 임한 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기도를 하면 청원기도를 많이 합니다. 병고에 신음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건강을 위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혹은 사목적 필요에 따른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기 위해, 교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그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 중에 하느님이 말씀할 기회를 드려본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친교' '사랑의 나눔' 또는 '대화'라고 하면서, 우리의 기도는 너무나 일방통행입니다. 하느님 앞에 와서는 자기 할 말만하고 일어섭니다. 우리의 기도가 대부분 메마르게 된 것도 너무 일방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이 말씀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의 눈으로 그분을 바라보고, 마음의 귀를 그분에게 돌리면 결코 메마른 기도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바보가 바보에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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