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다음 날, 상쾌한 하루의 시작을 위해 간혹 운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행동이다. 간과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간에 피로 과중 돼
술을 마시고 운동하면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알코올 분해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간은 마신 술을 분해하는데 이미 제 기력을 다한 상태다. 피로 물질이 쌓였고, 기능은 떨어져 있다. 문제는 운동할 때도 간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쓰려면 간에 저장된 포도당을 분해해야 하고, 근육 생성을 위해 크레아틴, 글루타메이트 등 단백질을 합성해야 한다. 이는 이미 지친 간에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다. 기능이 떨어져 대사 진행 속도가 느려지고, 피로 물질은 많이 쌓이게 된다. 간에 과부하가 반복되면 간 기능 악화로 이어진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 혈액응고인자 생성이 방해되고 신진대사가 떨어져 근육 유지에도 악영향을 준다.
◇근육 생성도 잘 안 돼
운동 효과도 떨어진다. 운동으로 근육을 생성하려면 충분한 수분이 필요한데,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몸속 수분이 줄어들도록 한다. 이 때문에 근육이 금방 피로해지고 운동 능력과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근육 형성에 필요한 영양소도 제때 제공하지 못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위 대사기능을 떨어뜨려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술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산이 간, 내장 등 온몸에 쌓이는 것도 단백질 등 영양소가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간이 운동 후 생기는 피로물질인 포도당 부산물을 제때 제거하지 못해 근육에 쌓이면 근육의 질도 떨어진다. 술은 근육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도 잘 합성되지 못하게 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세포의 강도와 크기를 키우는데 술을 마시면 테스토스테론 합성이 방해받는다. 알코올로 인한 남성호르몬 저하는 남성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술 마신 다음 날, 식사는 꼭 챙겨 먹어야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운동을 쉬는 것이 좋다. 술을 분해하느라 지친 몸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음주로 깨진 호르몬 균형, 신체기능 등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는 하루 정도가 걸린다. 운동을 꼭 해야 한다면 근력 운동보다는 걷기 등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간에 부담을 덜 준다. 숙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 날 식사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영양 보충이 이뤄져야 알코올 분해로 손상된 세포들이 빠르게 회복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밥 먹는 게 부담스럽다면 꿀물도 좋은 선택지다.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부족해진 수분, 포도당 등을 보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