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 성

아내의 외도, 남편의 외도 누가 더 잘 알아차릴까?

문성식 2010. 8. 22. 13:13

아내의 외도, 남편의 외도 누가 더 잘 알아차릴까?

과학으로 본 남녀의 불륜 미 연구팀 조사
남성, 직감 더 뛰어나 아내 '바람' 잘 눈치
자기 아이 확인 능력 키우는 쪽으로 진화
여성의 바람은 '색다른 유전자' 찾기 목적 


 

'아내가 결혼했다' ' '내인생의 황금기('MBC주말드라마)'….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일부일처제를 파괴하거나 불륜을 다루는 일이 많다. 오래 전부터 드라마가 불륜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더욱 자극적이고 도발적이다. 왜 남녀는 바람을 피울까. 불륜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과학의 눈으로 이에 대해 살펴본다.

#여자 직감보다 더 날카로운 남자의 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 남편 유태일(이종원)이 바람을 피우자 아내 이황(문소리)이 맞바람을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여자의 바람은 남자와 달리 바로 들통나는 게 대부분이다. 실생활에서도 그럴까. 만약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영국 과학대중지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남자는 파트너의 불륜을 본능적으로 정확하게 알아차린다는 연구가 나와 흥미를 끈다. 미국 버지니아 코먼웰스대 연구팀은 203쌍의 젊은 커플들을 대상으로 '바람 피웠는지' '상대의 바람을 의심하거나 알게됐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남자는 여자보다 자신의 파트너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더 정확하게 추측했다는 것. 여자의 경우 파트너가 바람을 피웠을 것 같다는 추측의 80% 정도가 사실로 확인된 반면 남자는 무려 94%나 정확했다. 불륜드라마에 혹해 잠시나마 '일탈'을 생각하는 여성이 있다면 정말 유념해야할 연구가 아닐 수 없다. 그럼 남자가 파트너의 바람을 더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진화적으로 말이 된다. 남자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자신의 아이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만약 아내가 바람을 피워 임신했다면 다른 남자의 자녀를 양육하고, 결국 자신의 시간과 돈을 헛되이 투자하게 된다. 이 때문에 남자는 파트너의 바람을 눈치채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자의 직감이 무섭다고 하지만 남자의 눈보다는 매섭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이 능력을 너무 과신하면 안될 것 같다. 여자도 여기에 맞서 바람을 더 꼼꼼히 숨기는 쪽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자는 왜 바람을 피울까

진화생물학자들은 그동안 남자는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트리고 싶어하고, 여자는 자녀에게 우수한 유전자를 전해주려는 본능 때문에 바람을 피운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 이 설명으론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이 48쌍의 커플(18~35세)을 대상으로 이 유전자 형태와 파트너 만족도, 생리주기와 같은 것들을 조사한 연구 결과는 바람의 유전학적 이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에 따르면 바람은 '로맨스 화학물질' 탓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다. '주요조직접합유전자복합체'(MHC)가 비슷한 커플은 서로에게 성적매력을 덜 느끼는 반면 다른 커플은 성적 만족도가 높다는 것.

특히 여성의 경우 가임 절정기 때 이 유전자복합체가 전혀 다른 남성에게 성적으로 끌린다는 것. 바로 색다른 유전자복합체를 찾기 위해 바람을 피운다는 설명이다. 이 유전자는 세포 바깥에 위치한 단백질 수용체를 생산하는 기능을 한다.

이 단백질수용체는 인체 면역체계에게 체내에 돌아다니는 어떤 세포가 '아군'인지 혹은 '적군-병원균'인지 신호를 보낸다. 쉽게 말해 자신과 전혀 다른 유전자복합체를 가진 파트너를 만나 결혼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녀는 보다 다양한 면역체계를 갖게 된다. 즉 좀 더 많은 병원균에 강한, 우수한 유전적 자질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혹시 연애나 결혼에 앞서 파트너끼리 이를 살펴보면 바람이나 불륜 욕망을 최소화하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8. 11.03. 09:36

출처 :★19761980★ 원문보기   글쓴이 :구덕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