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
제4절 교리 문답
[난행도(難行道)와 이행도(易行道)]
자력과 타력은 별개의 수행인가?
난행도는 자력에 의하여 수행의 공을 쌓아서 이 세계에서 깨달음에 드는 길을 말하고,
이행도란 깨닫는 경계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가르침을 말한다.
이 말은 “불법에는 무량한 문이 있고,
세간의 도리에는 어려운 것도 있고 쉬운 것도 있다.
보살의 도도 역시 같다.
혹은 근행정진(勤行精進)의 것이 있고, 혹은 신방편(信方便)의 쉬운 행으로서
빨리 불퇴위(不退位)에 이르는 것도 있다”라고 말한
용수의 「이행품(易行品)」에서 기인한다.
중국의 담란(曇鸞)은 「왕생론주」에서 자력․타력이라는 말로
난행도와 이행도를 설명하고,
도작(道綽)의 「안락집」에서는 성도문과 정토문으로 나누었는데,
일본 정토종의 시조인 원공(源空)은 「선택집」에서 정토문을 타력이행도라 하고,
성도문을 자력난행도라고 하였다.
후에 이행도는 아미타불의 본원을 믿는다고 하는 쉬운 일로써
불퇴위에 이르러 성불한다는 것에 쓰였는데,
특히 신(信) 뿐만 아니고 아미타불의 명호를 부름으로써
왕생성불(往生成佛)하는 것도 또 이행이라 하였다.
오늘날에는 정토교에서 아미타불의 타력본원(他力本願)에 의지하는 것을 이행도라 한다.
이와 같은 불교의 두 가지 실천 수행의 입장은 대립된 것으로 이해되기 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다면
믿음이 결여된 학문 불교, 사변철학의 범주에 빠지게 되거나,
기복적 신앙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단순한 믿음에 의해서만 구제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믿음의 대상이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삼처전심(三處傳心)]
선법의 최초 전래 모습은 무엇인가?
선종상감(禪宗象鑑)에서는
‘세존의 삼처전심은 선지(禪旨)가 되고, 일대소설(一代所說)은 교문(敎門)이 된다.’
라고 하였는데, 삼처전심이란 선종에서 말하는 것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 곳에서 가섭에게 법을 전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첫째,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微笑)란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연꽃 한 송이를 들고 아무런 말도 없이 있을 때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도 그 뜻을 알지 못했으나,
가섭만이 그 뜻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둘째, 다자탑전 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란
부처님께서 일찍이 가섭을 알아보고 다자탑 앞에서 자리의 반을 내주어
나누어 앉음을 말한다.
셋째, 곽시쌍부(槨示雙趺)란
부처님이 열반하셨을 때 가섭이 나중에 오니
관 속에서 두 발을 내밀어 마음을 전한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 볼 때,
문자나 언설을 내세우지 않는 선가에서는
가섭을 부처님의 법을 전수한 제1조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가섭은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부처님의 말씀을 정리하여 확정하는 제1결집을 주도하였다.
[일행삼매(一行三昧)]
일체 생활 가운데서 항상 직심(直心)을 행하라.
마음을 정(定)하고 하나의 행(行)에 전념하여 닦는 삼매로
천태가(天台家)에서는 행주좌와(行住坐臥)의 4종삼매 중 행주와(行住臥)의 셋을 멎게 하고,
상좌(常坐)의 일행만으로 다른 것을 겸하지 않고
좌선입정하여 법계 평등의 이치를 관하는 것으로 상좌삼매라고도 한다.
일행삼매의 실천수행법은 특히 중국 선종의 제4조인 도신에 의해 중시되었는데,
당시 많은 수행자들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신도의 보시만으로는 교단을 유지할 수 없어
자급자족의 경제체제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경작과 잡역에 종사하면서 불법의 대의를 얻으려 하였고,
거기서 선을 체험적, 정신적으로 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입장은 마침내 선을 출가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개방하여
일상 생활에 전개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집단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선원 생활의 규범인
청규(淸規)를 형성하려는 기운이 나타나게 되었다.
『문수설반야경』에 설하기를
‘법계는 하나의 모양인데(法界一相), 법계에 계합함(繫緣法界)’이 일행삼매라고 하였다.
훗날 혜능은 ‘일체 생활 가운데서 항상 직심(直心)을 행하는 것’이
일행삼매라고 정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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