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1.jpg 송나라 정도(丁度)가 편찬한 ≪배자예부운략≫을 조판(彫板)한 판목. 162장. 크기 세로 20.5cm, 가로 46.2cm, 두께 1.8cm. 

 

 ≪배자예부운략≫은 시부(詩賦)를 지을 적에 운(韻)을 찾기 위하여 만든 자전(字典)이다.

주로 과거에 응시하는 선비를 위하여 만든 것이므로 과거를 관장하는 주무부서인 ‘예부(禮部)’의 명칭을 붙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이래로 선비들에게 필수적인 자전으로 사용되어왔고, 조선조에 들어와서도 ≪홍무정운 洪武正韻≫·≪동국정운 東國正韻≫ 등이 새로 편찬되었으나 일반은 여전히 ≪예부운략≫을 사용하여, 현종∼숙종 연간에 ≪삼운통고 三韻通考≫가 보급되기까지 많이 애용되었다.

≪예부운략≫은 원판(元板) 목각본, 중종연간의 을해자본(乙亥字本), 1615년(광해군 7)의 목판본 등으로 각각 간행된 바 있고, 그 뒤에도 여러 차례 간행되었으나 전하는 것이 거의 없어 희귀본에 속한다. 이 ≪예부운략≫의 판목이 한 장의 결손도 없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므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1679년(숙종 5) 박동전(朴東傳)에 의하여 조판된 것을 강희판(康熙板), 1615년(광해군 7)에 조성된 것을 만력판(萬曆板)이라 부르고 있는데, 150장의 강희판은 5권 2책으로 간행되어 유포되었으며, 만력판은 12장이다.

조선조 서지학, 특히 판각연구 및 국어학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소재 선암서원(仙巖書院)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