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1.jpg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대흥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4.3m.

 

대흥사 응진전 앞에 서 있는 탑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자장(慈藏)이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여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라 한다.

 

석탑의 위치는 응진전의 정면에서 조금 비켜난 곳으로 탑의 주위에 토담이 둘러져 있다. 1967년 1월 해체 수리 때 상층기단 내부의 자연석 판석 위에서 높이 12㎝, 무릎너비 7.5㎝의 동조여래좌상(銅造如來坐像) 1구가 발견된 바 있다.

 

기단부는 4매로 짠 지대석 위에 하대와 중석(中石)을 한데 붙여서 4매의 긴 돌을 사용하여 하층기단을 구성하였다. 중석은 각 면에 두 개의 탱주(撑柱 : 받침기둥)와 네 개의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새겼고, 1매석의 갑석은 윗면에 뚜렷하게 경사를 내고 우동(隅棟 : 옥개석의 귀마루) 역시 분명하게 표현되었다. 그 윗면에는 호형(弧形)과 각형(角形)의 상층기단 굄을 나타내었다.

 

상층기단 중석은 각 면에 1매씩 4매의 판석을 돌렸고 우주와 탱주를 하나씩 모각하였다. 1매 판석의 갑석은 밑에 부연(副椽)이 있고 상면은 경사를 나타낸 중앙에 각형으로 2단의 굄을 마련하여 탑신을 받게 하였다.

 

탑신부는 각 층의 옥신(屋身)과 옥개(屋蓋)가 별석으로 되었고 옥신은 층마다 네 우주가 모각되어 있다. 옥개석의 받침은 각 층 4단이며 추녀의 밑은 직선이다.

 

낙수면의 경사는 보통이나 전각에는 경쾌한 곡선을 그려 시대의 하강을 나타낸다. 옥개 상부 중앙에는 각형 2단의 받침이 있어 옥신을 받고 있다. 2층 옥신은 높이가 줄어든 데 비하여 너비는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

3층 옥개석 상부에는 노반(露盤)과 그 위에 복발(覆鉢)·앙화(仰花)·보륜(寶輪) 등의 상륜부(相輪部)가 남아 있다. 복발은 일반적인 편구형(扁球形)이고 앙화는 팔각형으로 화엽을 세우고 그 아래 횡대를 돌려 결속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석탑의 양식은 부분적으로 간략화되고 있으나 신라석탑양식의 전형적인 구조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결구수법 역시 착실하다. 각 부의 조각수법은 세련되고 정교하며 그 건립연대는 신라 하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석탑은 대둔산 정상 부근에 세워진 대흥사북미륵암삼층석탑(大興寺北彌勒庵三層石塔, 보물 제301호)과 함께 신라 하대에 이르러 신라석탑양식이 반도의 서남단 지방에까지 전파되었음을 알려주는 점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