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2.jpg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5.27m. 

 

이 석탑은 신라시대(新羅時代) 석탑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高麗時代)의 5층석탑이다.

 1966년 전면 해체 복원할 때 그 동안 없어졌던 5층 옥개석을 찾아 제자리에 놓게 됨으로써 원형을 갖추게 된 일반형 석탑이다.

널찍하게 구축한 지대석(地臺石) 위에 2층 기단을 형성하고 그 위에 5층 탑신을 건립하였으며, 정상에 상륜부를 올려놓았으나 현재 상륜부재는 하나도 없고 자연석을 하나 얹어놓았다. 하층기단 면석에는 각 면에 7구씩의 작은 안상(眼象)을 장식하였고, 하층갑석(下層甲石) 상면에 호형(弧形)과 각형의 굄대로 상층기단 면석을 받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은 각 면 1매씩 4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었는데, 탱주(撑柱 : 받침 기둥)는 없으나 양 우주(隅柱 : 모서리 기둥)가 정연하다. 갑석은 1매의 판석으로 이루어졌는데 하면에는 경사로 얕게 표시된 부연(副椽)이 있고, 상면에 호형과 각형의 굄대를 마련하여 탑신부(塔身部)를 받고 있다.

 

탑신은 옥신·옥개부 각 1석씩으로 조성되었는데, 각 층 신석(身石)에는 양 우주가 정연하게 모각되었다. 옥개석은 하면의 받침이 3단씩이나 모두 얕게 표시되어 매우 낮은 받침부를 이루었다. 낙수면(落水面)은 평박하며 추녀는 수평을 유지하다가 모퉁이에 이르러 현저한 반곡(反曲)을 보여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평박한 낙수면이지만 정상에 경사가 있어 네 귀퉁이 전각(轉角)의 반전이 크게 나타나서 전체적인 탑신부의 형태는 경쾌하다. 이 석탑은 기단부에서 약식화된 구조를 볼 수 있으나 탑신부에서는 웅려한 수법을 보인다. 석재구성에 있어서도 규율성이 엿보이며, 탑신부에 감축률이 작음은 장중한 기품을 느끼게 한다.

 

이 석탑의 건조연대는, 이곳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긴 ‘統和二十八年(통화 28년)’이라는 명문이 있는 동종과 같은 시기인 1010년(현종 1)으로 추정되며, 실제 이 석탑 자체의 각 부 양식수법, 즉 2층 기단의 장중한 작풍과 평박한 낙수면, 직선형의 추녀 등은 아직도 완전히 신라시대의 석탑형식을 지니고 있어 고려 초기의 석탑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