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65.jpg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고려시대의 부도. 2기. 높이 각각 3.92m, 4.12m.

 

승려의 묘탑으로서는 특이하게 2중의 기단(基壇)에 3층의 탑신(塔身)이라는 불탑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더욱이 거의 같은 양식으로 2기를 건립하였음도 특이한 형식이다.

하층기단은 지대석(地臺石) 위에 중석이 놓이는데 중석에는 우주형(隅柱形)과 탱주(撑柱 : 받침기둥) 1주가 있고 하단에는 1단의 턱을 대어 신라 말기 이래의 양식을 취하였다. 갑석(甲石)은 상면에 경미한 경사가 있고 중앙에는 낮은 굄이 있다.

상층기단 중석에는 우주와 탱주 1주씩이 있고 갑석은 밑에 부연(副椽 : 탑 기단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으며 상면에는 경사가 있는 가운데 비교적 높은 굄이 있다. 더욱이 주목되는 점은 이 굄 위에 별석의 옥신(屋身)굄이 삽입되었는데 밑은 안으로 굽은 곡선을 그리면서 깎았고 위에는 다시 낮은 층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별석굄의 삽입은 고려시대 불탑양식의 특색이며, 이 사리탑에서의 별석양식은 신라의 성주사지삼층석탑(聖住寺址三層石塔, 충청남도 보령소재) 이래의 양식을 따른 것이다.

탑신부(塔身部)는 옥신석(屋身石)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1석씩이고 옥신석에는 우주형이 있으며, 옥개석은 불탑 옥개석과 같은 형식이어서 각 층 4단씩의 받침이 있다. 2기 중 1기의 초층 옥개석은 양식상 차이가 있어 원래 이 탑에 속하였던 것인지 의심스럽다.

상륜부(相輪部)는 2기 모두 불완전하여 하나는 노반(露盤)·복발(覆鉢)·보륜(寶輪) 등이 남았고 다른 다른 하나는 복발과 보륜만 남았다.

이 탑은 1919년 강원도 원주군 복부면의 원소재지에서 현 위치로 옮겨 세웠는데, 탑 안에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가 발견되었고, 그중 한 탑에서는 지석(誌石)이 발견되어 묘탑으로 밝혀졌다.

탑지(塔誌)에는 “王師普濟尊者舍利一枚主塔安邀比丘尼妙寬同舍利一枚東塔安邀……洪武二十一年戊辰四月日誌牧使姜隱(왕사보제존자사리1매주탑안요비구니묘관동사리1매동탑안요……홍무21년무진4월일지목사강은)” 등의 내용이 있어 1388년(우왕 14)의 건립임을 알 수 있다.

보제존자(普濟尊者)는 신륵사에서 입적한 나옹화상(懶翁和尙)이며 신륵사에는 화상의 석종형(石鐘形)부도가 있으나 따로 사리탑을 건립하고 탑지에 있듯이 사리 1매를 봉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