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초등학교 고학년 남학생들과 그 아버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당신 아들은 아버지와 상의를 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아들에게 물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버지와 상의를 할 것입니까?"
응답한 아버지의 92%가 '그럴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반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버지와 상의를 하겠다는 아들의 수는 4.2%에 그쳤다.
92%와 4.2%, 이것은 실로 엄청난 차이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으면 자신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상의할 것이라고 생각한 반면,
아들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엄마와 딸들에게 똑 같은 질문을 한다.
아버지와는 대조적으로 엄마들은 이런 질문에 대부분 자신 없어 한다.
매일 잔소리나 하고, 소리나 지르기 때문에
딸이 자신을 싫어할 것으로 지레 겁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답변은 매우 긍정적이다.
엄마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딸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딸들은 고민이 생기면 엄마와 상의하겠다고 응답했다.
한 마디로 친밀도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어버지가 아들에게 존경을 덜 받는 것은
그만큼 감정적으로 교류가 적기 때문이다.
잔소리하는 엄마가 잔소리와 신경질에도 불구하고 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감정적으로 통하고 그만큼 친밀하기 때문이다.
늘 부딪히는 가운데 미운 정, 고운 정이 드는 것이다.
존경의 전 단계는 좋아함이다.
그리고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바로 감정이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야 하고 멋진 리더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종종 매력이란 것은
'약한 줄 알았던 사람이 강한 모습을 보일 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없이 강하게 보이던 사람이 약한 모습을 보일 때'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권위를 내세우는 아버지보다 친구처럼 싸우면서 정이 드는 엄마가
더욱 바람직한 부모의 상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이다.
♣ 한근태 지음 "40대에 다시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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