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3.jpg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증촌리 용화사(龍華寺)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높이 1.68m.

 

팔각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이 석불좌상은 거의 직사각형을 이루는 특이한 얼굴 형태를 하고 있다. 소발(素髮)의 머리는 육계(肉髻)를 잃어버려 더욱 각이 진 모습이다.

수평으로 길게 반쯤 뜬 눈, 미소를 잃은 작은 입과 군살이 붙은 턱 등의 세부적인 특징은 고려 불상 양식으로의 이행을 알려 준다. 그런데 조각 수법이 평판적이고 힘이 없어 보여 내면적인 불성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삼도(三道)의 표현이 있는 비대한 목은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다.

 

목으로부터 수평으로 넓게 이어지는 어깨와 직각에 가깝도록 구부린 팔, 결가부좌한 다리의 딱딱한 표현 등 신체 각 부분 또한 얼굴처럼 각이 진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인상은 매우 강건하면서도 경직된 느낌을 준다. 가슴은 풍만하게 발달되었다. 허리는 잘록하게 들어간 편이다. 하지만 굴곡의 표현이 둔하고 형식화되어 세련된 양감 표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신을 덮은 법의는 어깨에서 U자형을 이룬 통견의(通肩衣)이다. 몸에 밀착되어 신체의 굴곡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을 정도로 얇으며, 경화된 신체 모습과는 달리 소략하고 힘이 빠진 듯한 각선(刻線)으로 묘사되었다.

오른손은 무릎에 대고 왼손에는 약합(藥盒)을 들고 있어 약사여래로 생각된다. 현재 광배를 지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불상의 것으로 보이는 광배 조각이 경내에 방치되어 있다.

 

대좌는 8세기경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전형적인 팔각연화대좌이다. 중대석이 낮은 편이며, 너비가 넓어 안정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대는 복판복련(複瓣覆蓮)을 새기고, 그 위로 3단의 받침이 중대석을 받치고 있다.

중대는 팔각으로 각 모서리마다 우주(隅柱 : 모서리 기둥)가 각출되었다. 우주 사이에는 아무런 조각이 되어 있지 않다. 상대는 연판(蓮瓣) 내에 꽃무늬를 새긴 단판앙련(單瓣仰蓮)을 조각하였다. 이후 통일신라 말기 불상 대좌에 보이는 장식성이 풍부한 연화문 양식으로의 이행을 보여 준다.

 

이상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이 석불좌상은 신라 중기의 불상들, 예를 들면 석굴암본존불상의 풍만하고 균형 있는 모습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 양식을 이어받으면서 형식화되고 경직되어 가는 시대적인 특색을 잘 드러내고 있다.

즉, 위엄 있는 얼굴과 양감 있는 표현의도가 엿보이지만, 지나친 과장으로 인해 생동감이 결여되고 경직화된 점이라든지, 형식화된 수법 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대좌의 표현 양식도 8세기의 팔각연화대좌 양식에서 장식성이 심화되는 신라 말기 양식으로의 이행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