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49.jpg 경상북도 경주시 율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높이는 본존상 3.32m, 좌협시보살상 2.45m, 우협시보살상 2.22m.

 

경주 벽도산의 서쪽을 향한 바위에 삼존불(三尊佛)을 조각한 마애불(磨崖佛)이다. 이 불상은 가까운 곳에 있는 굴불사지 석불상(보물 제121호)의 양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방 극락세계를 다스린다는 아미타불을 가운데에 새기고, 양쪽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새겼다.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보살입상이 모시고 있는 삼존불로서, 신체는 완만한 곡선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만 전반적으로 힘이 빠진 모습이다.

 

신체는 어깨가 넓고 각이 져서 당당하고 건장하며, 통견(通肩)의 법의는 얇고 몸에 밀착되어 신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넓게 트인 가슴 사이로는 승각기(僧脚岐)와 띠 매듭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군의(裙衣)의 아랫단은 무릎 밑에서 날카로운 V자형을 이루고, 무릎 위의 옷주름 역시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조각에서 보이는 동심타원형 옷주름과는 달리 비낀 V자형을 그리고 있어 시대적인 차이를 느끼게 한다. 오른손은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리고, 왼손은 가슴 앞에 들어서 엄지와 장지를 맞대고 있다.

 

광배는 바위 면을 주형(舟形)으로 얕게 파내고 두 줄의 선으로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구분하였으며, 그 가장자리에 불꽃무늬를 돌려서 거신광(擧身光)으로 삼았다.

 

대좌는 앙련(仰蓮 :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 )과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을 서로 맞댄 연화좌인데, 선으로 새긴 윤곽만을 간단히 묘사하였다. 앙련의 사이사이에는 사이 잎을 표현하였다.

 

협시보살상은 풍만한 본존상에 비하여 날씬한 여성적인 모습이며, 신체는 평면적이다. 머리의 보관은 생략되었으며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높은 보발(寶髮)을 만들었다.

 

배경에는 장식 없는 두광배를 새겨 놓았다. 상체는 나형(裸形)에 몇 가닥의 천의(天衣) 자락만이 표현되었으며, 몸의 굴곡이 제법 여실하고 신체 비례도 적당한 편이다.

 

오른쪽 보살상은 오른손을 어깨 위로 들어 엄지와 장지를 맞대고 왼손을 내려 보병을 쥐고 있어 관음보살로 확인된다. 두 보살의 머리에는 장식이 없는 간단한 두광만이 선각되어 있다. 보살상의 대좌는 앙련만 조각하였다.

 

전반적으로 부조(浮彫)의 곡선이 완만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만, 하체로 내려갈수록 평면적이며 세부 표현에 거칠고 조잡한 곳이 있어, 조성 연대는 전성기 통일신라 조각 양식에서 조금 벗어난 8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