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오늘의 말씀과 묵상 / 연중 제20주간 목요일(8/18)

문성식 2011. 8. 18. 17:18




연중 제20주간 목요일(8/18)






    말씀의 초대
    판관 입타는 창녀의 아들이었고 힘센 용사였다. 암몬 자손들과 싸움을 앞두고 주님께서 승리를 거두게 해 주시면 자신을 맞으러 나오는 첫 사람을 주님께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오직 하나 밖에 없는 딸이 나온 것이다. 입타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려고 그 딸을 희생시킨다. 사람을 신에게 희생 제물로 바치던 고대의 이러한 관습은 후대 예언자들의 비판을 받고 율법에서 금지된다(제1독서). 하늘 나라 잔치에는 누구나 초대받을 수 있지만 반드시 예복을 갖추어 입어야 한다. 예복은 하늘 나라의 잔치에 참여하는 내적 태도를 말한다. 의로움이나 겸손 또 선행으로 이해할 수 있다(복음).
    제1독서
    <집을 처음 나오는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을 제가 번제물로 바치겠습니다.> ▥ 판관기의 말씀입니다. 11,29-39ㄱ 그 무렵 주님의 영이 입타에게 내렸다. 그리하여 그는 길앗과 므나쎄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길앗 미츠파로 건너갔다가, 길앗 미츠파를 떠나 암몬 자손들이 있는 곳으로 건너갔다. 그때에 입타는 주님께 서원을 하였다. “당신께서 암몬 자손들을 제 손에 넘겨만 주신다면, 제가 암몬 자손들을 이기고 무사히 돌아갈 때, 저를 맞으러 제 집 문을 처음 나오는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을 제가 번제물로 바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입타는 암몬 자손들에게 건너가 그들과 싸웠다. 주님께서 그들을 그의 손에 넘겨주셨으므로, 그는 아로에르에서 민닛 어귀까지 그들의 성읍 스무 개를, 그리고 아벨 크라밈까지 쳐부수었다. 암몬 자손들에게 그것은 대단히 큰 타격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굴복하였다. 입타가 미츠파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의 딸이 손북을 들고 춤을 추면서 그를 맞으러 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었다. 입타에게 그 아이 말고는 아들도 딸도 없었다. 자기 딸을 본 순간 입타는 제 옷을 찢으며 말하였다. “아, 내 딸아! 네가 나를 짓눌러 버리는구나. 바로 네가 나를 비탄에 빠뜨리다니! 내가 주님께 내 입으로 약속했는데, 그것을 돌이킬 수는 없단다.” 그러자 딸이 입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주님께 직접 약속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아버지의 원수인 암몬 자손들에게 복수해 주셨으니, 이미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딸은 아버지에게 청하였다. “이 한 가지만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두 달 동안 말미를 주십시오. 동무들과 함께 길을 떠나 산으로 가서 처녀로 죽는 이 몸을 두고 곡을 하렵니다.” 입타는 “가거라.” 하면서 딸을 두 달 동안 떠나보냈다. 딸은 동무들과 함께 산으로 가서 처녀로 죽는 자신을 두고 곡을 하였다. 두 달 뒤에 딸이 아버지에게 돌아오자, 아버지는 주님께 서원한 대로 딸을 바쳤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1-1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또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의 상류 사회에서는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할 때 두 번에 걸쳐 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잔치 준비를 하면서 초대할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두 번째는 초대에 응한 사람들을 다시 초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번째 초청을 받아 놓고 잔치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는 큰 실례였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도 이런 이스라엘 풍속을 들어 하늘 나라 잔치를 비유로 말씀해 주십니다. 이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임금은 하느님을, 그의 아들은 당신 자신을, 그리고 초대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과 박해자들은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척한 유다인들을 가리킵니다. 결국 그들이 하늘 나라 잔치의 초대를 외면하거나 배척하여 하늘 나라는 오히려 모든 이의 차지가 되었다는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비유는 당시 유다인들에게 배척받고 온 세상으로 그리스도교가 퍼져 가던 상황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교회로 초대를 받은 것은 우리가 어떤 특별한 존재이기에 부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있는 그대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를 받은 사람은 그에 맞는 예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예복은 세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입는 것을 말합니다(갈라 3,27). 그것은 세례의 외적 형식이 아니라 초대받은 이로서 지녀야 할 내적 믿음과 충실성을 말합니다. 우리가 하늘 나라에 초대를 받았지만 주님에 대한 믿음과 충실성을 잃으면 교회 안에 있지만 내적 삶은 세상 것에 꽁꽁 묶여 어둠 속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주님은 나의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