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기드온이 주님의 천사를 통해 판관으로 부르심을 받는다.
기드온이 자신의 연약한 처지를 아뢰자 주님께서는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하고 장엄하게 선포하신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의 책임자들을
부르실 때 주로 하시는 말씀이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부르신 이들에게
힘을 주시고 이들을 통해 백성을 이끄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하신다.
그만큼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에 온 마음을 쏟으며,
주님께 마음을 두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기드온, 이스라엘을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
▥ 판관기의 말씀입니다. 6,11-24
그 무렵 주님의 천사가 아비에제르 사람 요아스의 땅
오프라에 있는 향엽나무 아래에 와서 앉았다.
그때에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은 미디안족의 눈을 피해
밀을 감추어 두려고, 포도 확에서 밀 이삭을 떨고 있었다.
주님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서,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기드온이 천사에게 물었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다면,
어째서 저희가 이 모든 일을 겪고 있단 말입니까?
저희 조상들이 ‘주님께서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오지 않으셨더냐?’
하며 이야기한 주님의 그 놀라운 일들은 다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은 주님께서 저희를 버리셨습니다.
저희를 미디안의 손아귀에 넘겨 버리셨습니다.”
주님께서 기드온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너의 그 힘을 지니고 가서 이스라엘을 미디안족의 손아귀에서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
그러자 기드온이 말하였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그리하여 너는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족을 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기드온이 또 말하였다. “참으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다면,
저와 이 말씀을 하시는 분이 당신이시라는 표징을 보여 주십시오.
제가 예물을 꺼내다가 당신 앞에 놓을 터이니,
제가 올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마십시오.”
이에 주님께서, “네가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기드온은 가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잡고
밀가루 한 에파로 누룩 없는 빵을 만들었다.
그리고 고기는 광주리에, 국물은 냄비에 담아 가지고
향엽나무 아래에 있는 그분께 내다 바쳤다.
그러자 하느님의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고기와 누룩 없는 빵을 가져다가 이 바위 위에 놓고 국물을 그 위에 부어라.”
기드온이 그렇게 하였더니, 주님의 천사가 손에 든 지팡이를 내밀어,
그 끝을 고기와 누룩 없는 빵에 대었다.
그러자 그 큰 돌에서 불이 나와 고기와 누룩 없는 빵을 삼켜 버렸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는 그의 눈에서 사라졌다.
그제야 기드온은 그가 주님의 천사였다는 것을 알고 말하였다.
“아, 주 하느님, 제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주님의 천사를 뵈었군요!”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기드온은 그곳에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주님은 평화’라고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23-3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때에 베드로가 그 말씀을 받아 예수님께 물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새 세상이 오면,
나를 따른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그리고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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