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요탐은 아비멜렉이 임금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에게 우화적 표현으로 연설한다.
우화를 통해 요탐은 왕정 제도가 쓸데없음을 전하며 격렬하게
비판한 다음, 자기 형 아비멜렉을 피하여 브에르로 도망간다(제1독서).
하늘 나라는 부르심을 받은 시각이 아니라 부르심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이른 아침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도,
오후 다섯 시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도 다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주님께서는 어느 때이든 부르심에 응답하는 그 자체를 소중히 보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여러분의 임금이신데도,
“임금이 우리를 다스려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소(1사무 12,12).>
▥ 판관기의 말씀입니다. 9,6-15
그 무렵 스켐의 모든 지주와 벳 밀로의 온 주민이 모여,
스켐에 있는 기념 기둥 곁 참나무 아래로 가서 아비멜렉을 임금으로 세웠다.
사람들이 이 소식을 요탐에게 전하자,
그는 그리짐 산 꼭대기에 가 서서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스켐의 지주들이여, 내 말을 들으시오.
그래야 하느님께서도 그대들의 말을 들어 주실 것이오.
기름을 부어 자기들의 임금을 세우려고 나무들이 길을 나섰다네. ‘
우리 임금이 되어 주오.’ 하고 올리브 나무에게 말하였네.
올리브 나무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네.
‘신들과 사람들을 영광스럽게 하는 이 풍성한 기름을
포기하고 다른 나무들 위로 가서 흔들거리란 말인가?’
그래서 그들은 무화과나무에게
‘그대가 와서 우리 임금이 되어 주오.’ 하였네.
무화과나무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네. ‘이 달콤한 것,
이 맛있는 과일을 포기하고 다른 나무들 위로 가서 흔들거리란 말인가?’
그래서 그들은 포도나무에게 ‘
그대가 와서 우리 임금이 되어 주오.’ 하였네.
포도나무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네. ‘
신들과 사람들을 흥겹게 해 주는 이 포도주를 포기하고
다른 나무들 위로 가서 흔들거리란 말인가?’
그래서 모든 나무가 가시나무에게 ‘
그대가 와서 우리 임금이 되어 주오.’ 하였네.
가시나무가 다른 나무들에게 대답하였네.
‘너희가 진실로 나에게 기름을 부어 나를 너희 임금으로
세우려 한다면 와서 내 그늘 아래에 몸을 피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이 가시나무에서
불이 터져 나가 레바논의 향백나무들을 삼켜 버리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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