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향기로운 님이여 긴뚝 섬 (낭송, 무광) 산과 물을 둥지 삼으며 바람과 구름을 벗 삼아 맑고 향기롭게 살다가신 님이여 인연이 스쳐지날 때마다 다 내려 놓고 살라 하시던 무소유의 삶 이제 비로소 머물던 시공을 버리고 가신다 하니 무정한 세월에 이리 보내 드려도 될런지요 남김 없이 거추장스러움도 없이 조용히 떠나시는 마지막 이승의 모습에 성인을 잃은 착찹함은 말로 다하지 못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삶의 고통을 위로 하시고 몸소 겪으시며 떠나가신 님이여 님께서 내려 주신 말씀으로 어려운 법문은 자비로운 언어로 바뀌어 신천(新天)의 신인(新人)이 될 것입니다 짊어지던 걸망을 내려 놓듯 대나무 평상에 가사만 덮어 다비하라는 말씀과 말빚도 이승에 두고 가시는 아름다운 다비식에는 봄바람도 눈물이 되어 흘러 넘칩니다 하얀 연기는 만장처럼 휘날려 하늘로 오릅니다 불일암에 놓인 소박한 빠삐용의자도 용케 겨울을 이겨낸 매화도 가시는 것을 아는 듯 오늘은 슬퍼 보입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2010. 3. 12
긴뚝 섬의 牛性在野 섬긴印뚝
♣ 법정스님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
진리의 길을 찾아 1954년 초겨울 서울 선학원에서 주석하던 효봉스님을 찾아 출가를 허락맡고
그 후 통영 미래사로 입산하여 효봉 스님의 문하에 출가하였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 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선생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불교계에서는 홀로 유신철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였다.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을 빌려 홀로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실현하고 계신 법정(法頂)스님은 30년이 넘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의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1954년 당대의 큰 스승이었던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하였고 70년대 후반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지어 홀로 살았다. 그러나 스님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자
수필집 <버리고 떠나기>를 쓴 후 훌쩍 강원도로 들어가 거처를 숨기고 살았다. 한편으로는 '수행자로서 밥값을 하기 위해'라는 말씀과 함께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길상사' 회주를 맡았다.
2010년 3월 11일에 서울 성북구 성북2동에 위치한 길상사에서 향년 78세로 입적하였다.
* 저서로는 <무소유><서있는 사람들><산방한담><물소리 바람소리><텅빈 충만><버리고 떠나기>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류시화 시인이 엮은 <산에는 꽃이 피네>가 있고,
역서로는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숫타니파나><불타 석가모니><진리의 말씀(法句經)>등이 있다.
출처 :시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
'낭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가 그립다 하여 외/이재현(낭송 김설하) (0) | 2010.09.10 |
---|---|
너무 먼 당신 / 김용택 (낭송 이혜선) (0) | 2010.09.10 |
우리가 인연 이어서 / 冬木 지소영 / 낭송 이원희 (0) | 2010.09.10 |
사랑아 내 사랑아/김설하(낭송 엄동환 외) (0) | 2010.09.10 |
짧은 사랑과 긴 기다림 외 (宵火)고은영 (0) | 2010.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