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세균·바이러스 감염이 두렵다면...

문성식 2011. 8. 4. 05:22

세균·바이러스 감염이 두렵다면...

ㆍ‘손 씻기’가 정답

올 상반기 크게 유행했던 ‘A형 간염’에서부터 최근 잇따른 사망자를 내며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신종플루’까지. 최근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질병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은 ‘손 씻기’로 알려져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손 씻기’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또 어떻게 씻는 것이 제대로 씻는 법인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Part 1 씻지 않은 손이 위험한 이유는?
이제까지 밝혀진 연구에 의하면 엄지손톱(약 1㎤의 면적을 기준으로 함) 정도 크기의 피부에는 10만 개가량의 세균이 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세균의 대부분은 그 자체로는 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사람의 신체 중 외부와의 접촉도가 가장 높은 손의 특성상 손에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상처를 통해서, 손을 사용해 음식을 만질 때, 손으로 요리를 할 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의 타인과 악수할 때 등 손 접촉을 하는 경우에 병원균이 옮겨지는 일이 흔하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O157 등의 독성 대장균), 수족구병,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계절상 독감 바이러스 등이다.

최근에는 계절과 관계없이 식중독, 배탈, 배앓이 등이 흔하게 발생하는데 대부분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리 전에 손을 꼼꼼히 씻지 않아 세균이 음식에 옮아가 생기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곰팡이나 세균보다는 생존 기간이 짧지만, 그래도 인체 밖에서 24~72시간 정도 살 수 있다고 한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이러한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기 쉬운데, 사실 바이러스가 가장 오래 버티는 조건은 평균 5℃ 정도로 11~2월에 해당한다. 또,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평균 온도도 이에 가깝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따라서 특정 질병이 유행할 때나, 날씨가 덥고 습할 때 등 특수한 상황 외에도 세균·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예방을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하며, 깨끗이 손을 씻어 감염 가능성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Part 2 ‘손 씻기’로 예방할 수 있는 병
대부분의 법정 전염병 및 예방접종 대상 신종·변종 전염병은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들 질병은 보통 손, 입,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콜레라, 이질, 탄저균,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풍진, 소아마비, 수두, A형 간염, 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장염비브리오균·장병원성 대장균 등에 의한 질병, 로타바이러스·아스트로바이러스·장내 아데노바이러스·노로바이러스 등에 의한 질병이 이에 해당한다.

Part 3 세균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생활습관
1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 씻기와 함께 반드시 양치질이나 가벼운 가글을 하도록 하자. 시중에 판매되는 가글 액이 아닌 소금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소금물은 바닷물보다 짜지 않은 정도로 농도를 맞춘다.

2 의외로 집 안 구석구석 세균이 우글거리는 곳이 많다. 부엌 싱크대, 세면대, 변기, 욕조 등은 평소 환기를 시키며 살균 소독하는 등 꼼꼼히 청소할 필요가 있다. 락스가 가장 저렴하면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독제이기는 하지만 락스의 과도한 사용은 천식의 발작,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3 자주 사용하는 칫솔은 뜨거운 물에 20초가량 헹군 뒤 완전히 건조시켜 사용해야 한다. 가족들끼리도 한 곳에 칫솔을 여러 개 꽂아 사용하지 말고 각각 보관하며 변기와 멀리 떨어진 곳에 두도록 하자.

4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난 후에는 물기가 남아 있지 않게 닦아놓도록 한다. 화장실 등 축축한 공간은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항상 물기가 없도록 관리하고 3, 4일에 한 번 정도는 뜨거운 물로 소독하면 좋다.

5 주방에서 사용하는 행주, 도마, 컵 등은 보관할 때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 자외선 소독 효과를 볼 수 있게 한다.

6 이불, 담요, 카펫 등은 자주 햇볕에 말리자. 천식과 알레르기의 원인인 진드기를 줄이는 효과도 함께 볼 수 있다.

7 가장 친환경적이면서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좋은 방법은 하루 20분 정도 일광욕을 하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는 20분 정도, 겨울에는 30분 정도가 좋다. 피부 소독과 동시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자체 합성할 수 있고, 이는 뼈를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대장암 예방에도 기여하며 세포 사이 틈을 촘촘하게 만들어 각종 세균의 침투를 막는다.

8 단순한 환절기 감기나 계절 독감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기침이 자주 난다면 반드시 손수건을 갖고 다니며 기침할 때마다 사용하도록 한다. 휴지를 사용했다면 다른 사람이 만지기 전에 즉시 버려야 한다.

9 손으로 코나 입 등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손에 있던 세균과 바이러스가 눈, 코, 입 등의 점막을 따라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
1 손에 충분히 비누와 물을 묻힌다.
2 손바닥을 서로 잘 비빈다.
3 왼손 바닥으로 오른손 등을 비빈 후, 반대로 반복한다.
4 손바닥을 서로 비비며 깍지를 낀 후 다시 비벼 문지른다. 손을 바꿔 반복한다.
5 왼손 손가락 끝을 오른손 바닥에 비빈다. 바꿔서 반복한다.
6 왼손을 악수하듯이 잡고 돌려준다. 오른손도 똑같이 반복한다.
7 왼손 손목을 오른손으로 비빈다. 손을 바꿔 반복한다.
8 물에 깨끗이 여러 번 헹군다.

Mini Interview
Q‘손 씻기’가 이처럼 중요한 생활수칙으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생활 속에서 병원균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인체와의 접촉으로 쉽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와의 접촉이 가장 많은 손을 청결히 하는 것이 병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서울시에서는 ‘하루에 8번, 30초 동안 손을 씻자’는 ‘1830’ 손 씻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UN에서도 ‘손 씻기의 날’을 지정하는 등 전염 경로로 위험성이 높은 손을 깨끗이 하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고자 한다면 ‘손 씻기’는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생활습관입니다.

Q손을 씻을 때는 반드시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야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손을 씻더라도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흐르는 물에 손을 비비는 것 정도로 ‘손 씻기’를 끝냅니다. 하지만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했을 경우 손에 남아 있는 세균은 20% 정도인 데 반해, 물로만 씻을 때는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손을 씻을 때는 비누 등을 꼭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때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사항은 10초 이상 거품을 만들면서 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손을 아예 씻지 않았을 때 세균의 잔존 정도는 60%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물티슈나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으로는 ‘손 씻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나요?
손을 제대로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물티슈나 손수건 등을 사용해 손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만 이것만으로는 실질적으로 손의 세균을 죽이기가 힘듭니다. 사람들의 손에 있는 세균은 보통 상주균과 일시적 균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손의 피부에 상주하는 상주균은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고, 다른 곳으로 이동이 가능한 일시적 균총이 문제가 됩니다. 일시적 균총은 흐르는 물에 ‘제대로’ 손을 씻을 때 대부분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닦는 정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손을 씻어야지만 확실하게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Q 어린아이와 함께 생활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주 손을 씻어야 할까요?
아이가 어릴수록, 특히 신생아를 다루는 경우라면 더욱 손을 깨끗이 자주 씻도록 합니다. 신생아를 만지기 전과 후는 물론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준 뒤, 아이의 물건을 만지기 전, 우유를 타기 전에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정에서도 화장실 변기, 문고리, 냉장고 손잡이 등에 엄청난 양의 세균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만진 뒤에도 꼭 손을 씻고 휴대전화를 사용한 뒤, 청소를 한 뒤, 코를 풀고 난 뒤에도 ‘손 씻기’를 생활화합시다.

Q 손을 씻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손을 씻을 때는 물을 묻히고 충분히 비누 거품을 내 손가락 마디까지 구석구석 씻는 것이 좋습니다. 왼쪽 페이지 ‘올바르게 손 씻는 법’을 참고해 순서대로 씻도록 하세요. 손 씻는 시간은 최소 10~15초 이상이 좋고, 시계나 반지 등은 빼고 씻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팔꿈치 위 15cm까지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글 / 이연우 기자 ■일러스트 / 최수연 ■사진 / 이성훈 ■취재 도움 / 김성은(더와이즈황병원 내과 전문의)
■인터뷰 / 백경란(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