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처녀가 산부인과에 가야하는 4가지 이유

문성식 2011. 5. 31. 21:07

처녀들도 산부인과에 다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산부인과는 처녀들의 금지(禁地)처럼 여겨진다. 임신·낙태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 처녀가 드나든다면 혼삿길이 막힐 것 같은 분위기다. 매독과 임질 등 성병과 연관짓는 바람에 요조숙녀들이 발걸음 하기가 더더욱 어렵다. 그 바람에 성병은 더욱 창궐하고, 생리통, 자궁출혈, 각종 질염에서부터 자궁경부암, 난소암에 이르기까지 꼭 치료해야 할 병들도 방치되고 있다. 그렇다면 처녀들은 어떤 경우에 산부인과를 찾아야 할까.

첫째, 심한 생리통이다. 생리 때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은 자궁을 수축시켜 생리통을 유발한다. 따라서 생리통이 결석(결근)이나 조퇴 등의 이유가 될 정도로 심한 경우엔 진통제뿐 아니라 프로스타글란딘 생성 억제제를 투여하는 등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염증, 난소의 혹, 골반염증 등도 생리통을 유발한다. 삼성서울병원 사춘기여성클리닉 최두석 교수는 “자궁내막증 등이 원인인 생리통을 방치했다가 난소·난관 절제술 등을 받고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 밖에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경우에도 자궁 발육이나 난소 기능 등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일반적 생리량은 60mL 안팎이다. 초경이 시작된 뒤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초음파 검사로 자궁과 난소 등의 모양을 확인하는 게 좋다.

둘째, 질 염증이다. 여성의 생식기는 요도와 항문이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포도상구균, 연쇄성구균, 대장균 등 각종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피임을 위해 자궁 내 장치(IUD)를 사용하거나 항생제 치료를 받았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엔 일종의 곰팡이인 칸디다균에 쉽게 걸린다. 혼전 성관계가 활발해지면서 트리코모나스, 클라미디어, 헤르페스, 매독, 임질 등 성병성 염증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질 염증은 가려움증, 통증, 질 분비물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방치하면 불임이나 조산, 암 등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부인과를 찾기가 창피해 질 세정액이나 질정, 연고제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할 경우, 약을 잘못 쓰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섣부른 자가 치료는 금물이다.

셋째, 비정상적 자궁 출혈이다. 초경 직후엔 자궁내막의 조절 기능 장애로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염증, 외상, 혈액 응고 장애, 피임약 등 약물 부작용, 정신적 긴장 등이 자궁 출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자궁내막염 등의 병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단 피가 나오면 병원에 와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넷째, 성 행위를 시작한 경우다. 성 행위를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10여년 뒤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성 경험이 있는 25세 이상 여성이라면 1년에 1회씩 부인과 검사가 필요하다. 홍순기 원장은 “최근 젊은 여성의 성행위가 매우 활발하고, 상대자도 여러 명인 경우가 많아 정기적 검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밖에 20세가 지나도 생리가 시작되지 않거나 3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무월경인 경우도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심한 다이어트 등도 무월경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때로는 다낭성 난포 등의 병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하복부의 불편한 증상이 느껴지거나 특히 누웠을 때 아랫배에 평소에 만져지지 않던 것이 만져질 때는 골반 종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미혼여성들이 꼭 받아야 할 산부인과 검사는?

우리나라 미혼여성에게 산부인과는 낯선 공간이다. 성과 관련된 부위를 검진하는데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산부인과 문턱을 높여,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부분은 결혼을 앞두거나 임신이 되었을 때만 찾곤 한다. 전문가들은 산부인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병을 키우게 만드는 경우가 많으므로 1년에 한번은 정기검진을 받고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미혼여성들에게 필요한 산부인과 검진항목 및 꼭 알아야 할 여성건강상식을 알아본다. 

◆ 주의해야 할 여성 질환
- ‘여성감기’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질염
질 분비물에서 악취가 나면서 가려우면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성 접촉 없이 질염이 발생했다면 처녀막을 손상시키지 않고 질 내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균 배양검사를 거쳐 치료해야 한다. 질염을 방치했다가는 골반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으로 증상이 있을 때는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좋다. 성접촉이 있는 여성이라면 성접촉에 의한 감염과 성병여부를 판단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보통 20대여성의 20%, 30~40대 여성의 30%이상이 자궁근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보통 자궁근종의 증상으로는 월경과다, 생리통, 골반통을 들 수 있다. 근종의 크기가 커지면, 방광과 장에 압박을 주어 빈뇨현상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없는 근종은 그 경과를 관찰하기만 하는데, 근종이 크거나 증상이 동반되면 자궁근종에 대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실시한다. 환자의 연령, 폐경 여부, 증상 유무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향후 임신을 위해서 자궁을 보존하는 경우는 호르몬 주사만 사용하고, 자궁 절제술및 근종적출술을 시행한다. 근종적출술을 시행하면 약 50%정도는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 여성암 발생률 7위, 자궁경부암
2007년 국립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암 발생률 7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다소 낮아졌으나,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형성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10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형성증은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자궁경부의 세포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것을 말한다.
자궁경부암의 호발 연령은 35~45세와 65~70세이지만 갈수록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35~45세 사이의 여성들은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개인적인 비극일 뿐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도 크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되어 정상세포에서 차츰 암세포로 변하게 되므로, 암이 되기 전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조기 진단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접종이 권장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암 발생의 90%를 예방한다.

◆ 산부인과 기본 검진
- 골반 초음파 검사
자궁이나 난소의 모양과 기능을 확인하는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다. 즉 골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근종, 기형과 난소의 종양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많은 경우라면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정기적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의 경우에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사이다. 따라서 성경험이 없더라도 검사를 피하지 말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미리 알려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자궁경부암 검사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자궁의 경부에 발생하는 암으로서 산부인과 진찰 시 간단하게 질을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궁경부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포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세포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서 마취나 방사선 장비가 필요한 다른 암 검진에 비하여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소녀들이 산부인과에 꼭 가야할 때

딸 아이가 소변을 볼 때 유난히 아파한다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한다면 미성년이라도 산부인과에 데리고 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소녀들의 경우 산부인과를 ‘피해야 할 곳’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오해 때문에 망설이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지윤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한 0~30세 여성환자 367명을 분석한 결과 0~9세의 경우 질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 음순유착과 같은 선천성 기형환자가 많았고, 10~20세의 경우 비정상 자궁출혈, 월경통, 무월경 등 환자가 많았다. 정 교수는 “나이가 어린 여성일수록 산부인과 질환이 나타나면 ‘몹쓸 병’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사춘기 여자아이나 미혼 여성도 산부인과 진료를 내과, 외과 진료를 받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성년 여성에게 발병 빈도가 높은 생식기 계통의 증상과 치료법에 관해 알아본다.

 

◆사춘기 이전 여아에게 흔한 음문질염
음문질염은 사춘기 이전의 여아에게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가려움증, 외음부 발적, 질분비물 증가, 배뇨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을 위해서는 분비물을 채취하여 배양 검사를 시행하지만, 특별한 균이 발견되는 않는 경우가 많다. 음문질염은 어린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이물질을 넣어서 생길 수도 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의 자극으로 생기기도 한다. 또 회음부 위생상태가 좋지 않거나, 배변 후 뒤에서 앞쪽으로(항문에서 질쪽으로) 닦는 경우 좀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드물지만 성추행에 의한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심이 되는 경우 환아와의 상담 및 성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는 좌욕이나 배변습관을 교정시키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고, 심한 가려움증으로 이차 감염이 발생하게 되면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

 

◆신생아의 10%에서 발견되는 소음순유착
소음순유착은 말 그대로 소음순이 일부 또는 전부가 서로 붙어 있는 병을 말한다. 여아가 두 다리를 양 옆으로 쫙 벌리고 양쪽 소음순을 양 옆으로 살짝 벌일 때 양쪽 소음순이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소음순유착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간혹 완전히 붙어 있어 질입구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질 분비물, 오줌, 외음부에서 나오는 분비물들이 유착된 소음순 안쪽에 괴어 염증의 생길 수 있다.
소음순유착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성추행에 의한 회음부 손상 등의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에스트로겐 연고를 사용하여 분리를 시도하고, 이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유착박리를 시행한다.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면 무월경
일반적인 여성의 경우 보통 11~14세 사이에 초경을 시작해 26~32일의 주기를 가지고 3~5일간 월경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해부학적 이상이나 호르몬 이상 또는 급격한 체중의 변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월경이 없는 경우를 무월경이라고 한다.

무월경은 일차적 무월경과 이차적 무월경으로 나뉜다. 일차적 무월경은 14세까지 전혀 이차성징이 없는 경우와 이차성징이 있으나 16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를 말하고, 이차적 무월경은 이전에 정상적으로 생리했지만 6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무월경의 자궁, 난소, 회음부 등 월경 유출로에 생긴 구조적 이상으로 생기기도 하고, 호르몬 조절에 장애가 생겨 나타나기도 한다. 

무월경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촉진, 문진, 혈중 호르몬 측정, 영상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원인 인자를 교정함으로써 치료를 하게 된다. 이차적 무월경은 급격한 체중의 변화, 심한 운동 등으로 인한 신체적 스트레스, 정신적 스트레스, 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향 결핍 등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유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과격한 운동이나 업무, 다이어트 등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달에 한 번 그날이 두렵다
여성에게 있어서 월경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그 날이 다가오는 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하복통과 요통, 구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응급실에 실려 가기까지 한다. 생리통은 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결혼해서 임신과 분만을 하게 되면 나아질 거라고 해서 그냥 진통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미혼여성의 경우도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있거나 자궁에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월경통은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월경 시에 주기적인 통증을 보이는 일차성 월경통과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혹은 월경 유출로 폐쇄 등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 월경통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이차성 생리통의 경우 생리통 이외에 성교통, 배뇨곤란, 비정상 자궁출혈 등 다른 부인과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미성년자의 경우 일차적 월경통이 대부분이고, 초경을 일찍 시작했거나, 월경 기간이 길수록, 흡연을 하는 경우, 신체비만지수가 높을수록 월경통이 심하다.

일차적 월경통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을 복용하거나 피임약을 복용하면 월경통을 줄일수 있고, 원인이 있는 이차성 월경통은 원인이 되는 병리적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치료법이 된다.

 

◆비정상 자궁출혈
비정상 자궁출혈은 월경이상을 포함하여 월경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사춘기 이전에 자궁출혈이 있는 경우는 이물질 삽입, 생식기 종양, 음문 질염, 호르몬 약물 복용, 성조숙중, 외상으로 인한 출혈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사춘기 이후에는 신기능 저하 , 당뇨, 전신 홍반루프스 병적인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에 의해 조직이나 세포가 파괴되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같은 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무배란성 자궁출혈과 자궁근종, 자궁내막 폴립, 난소 종양과 같은 자궁이나 난소의 종양에 의한 경우가 많다. 출혈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지만 월경이 없는 경우, 월경기간이 차츰 길어지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며, 주로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을 하게 된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