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심하게 고는 임신부는 출산 후 대사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를 심하게 고는 임신부는 출산 후 대사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심한 코골이는 자다가 잠깐 숨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의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임신부 열 명 중 세 명이 생리적 변화로 임신 후반기에 수면 무호흡증을 겪는다. 임신부는 부풀어 오른 배가 폐를 눌러 숨을 쉬기 힘든데, 수면 무호흡증으로 공급되는 산소마저 줄어든다면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중성지방 과다 ▲복부 비만 ▲고혈당 ▲고혈압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혈중수치 표준 이하 등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 해당하는 경우다. 이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전신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메디컬센터 매기 여성병원 산부인과 프란체스카 파코 교수 연구팀은 임신부의 수면 무호흡증과 대사질환 간 연관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임신 여성 심장 건강 연구'(Mothers-to-be Heart Health Study) 참가자 1964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가정용 수면 무호흡증 검사기를 사용했고, 수면 중 호흡이 끊기는 횟수가 5회 이상이고 수면 중 산소량이 감소하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1964명 중 1222명은 출산 후 2~7년까지 심장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수면 무호흡증을 겪은 여성은 출산 후 고혈압(140/90mmHg 이상) 발생률이 임신 중 수면 무호흡증을 겪지 않은 여성보다 3배, 대사증후군 발생률은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 중 산모의 생리적 변화, 체중 증가 등으로 호흡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코를 골면 신경계가 교란돼 고혈압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임신 중 수면 장애는 대사질환 외에도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임신 후반기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단백뇨가 나오고, 손·다리·얼굴 등이 부어오르는 증상)이나 임신성 당뇨(당뇨병이 없던 여성에게 임신 중 생긴 당뇨병) 발병 위험을 2~3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장애가 있는 임신부는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양압기를 사용해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받도록 해야 한다. 혈압을 내리기 위해 낮 동안 물과 음료를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직전에는 물 마시는 것을 피해 수면 중 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임신 중 수면 무호흡증은 임신 전 비만이었을 때 4배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