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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식과 술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술 -

문성식 2011. 2. 7. 02:30

 

 

- 신고식과 술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술 -

 

 

 

술, 좋아하시나요 ?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좋고 스트레스도 풀리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알콜 중독으로 자기를 무너뜨리고 가족을 파괴하고 마지막에는 죽음으로 이끄는

무서운 녀석이죠.

 

매년 초 뉴스를 보면, 과 MT (membership training)에서 술을 마시다 사망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납니다.

대부분 신고식을 보면 큰 대접에 술을 가득 담고 모두 마셔라고 명령하죠. 그 술을 모두 마신 사람은

인사불성이 되어 방안에 쓰러져 자게 되고 다음날 일어날 수 없게 되는데,

 

매년 10명 가까이 이런 과도한 음주 문화로 인해서 파릇파릇한 후배들이, 어린 내 동생들이,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들이, 술만 마실줄 알았지 술을 모르는 멍청한 사람들에 의해서 하늘나라고 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음주 신고식이 필요할까요? 왜 안타까운 인재들을 보내야할까요?

왜 이런 신고식이 전해 내려오는 걸까요?

 

 

신고식의 역사

 

우리나라의 신고식 역사는 꽤 깊습니다...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부모의 권세로 관직에 진출한 자식들이 참으로 교만하고 방자해서

이 기세를 꺽고 말을 잘 들어라는 의미에서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이 따르는 통과의례를 강요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중종 36년(1541) 12월 사헌부 상소) 

 

사헌부 상소 등 많은 역사적 사실이 기록된 조선왕조실록. ⓒ 문화재청

 

 

 그러다 조선시대에까지 전해내려오면서 면신례(免新禮)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데요.

원래 신래는 새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나 관직에 처음 나간 사람을 말하는데, 이를 벗어나라라는 차원에서 선배 관원들이 신고식을하고 면신례(免新禮)라고 불리게 된 것이죠. 이때 기생과 함께 갖가지 놀이를 벌이거나 춤추거나 구타 및 오물을 먹게 되며 상당한 경제적 부담까지 지게 되며 신고식 도중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 지만 예전에도 이 신고식을 잘 마치게 되면 소속감과 함께 상하로 연결된 구성원이 되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불이익을 당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해풍김씨 남양쌍부파 김종철의 면신례 문서 ⓒ 연합뉴스, 화성시

 

 

요약하자면, 고려때부터 신입을 가르치기 위해 신고식을 치뤘던 것이

조선시대 오면서 주색(술과 여자)과 함께 변질되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신고식을 하면 맞고 술을 진탕 마시게 되고, 우리나라에선 잘보이기 위해 접대를 하며 당연히 술과 여자가 함께 하게 됩니다.

외국에선 이해할 수 없는 풍습이라고 하네요... ^^;;

 

 

술에 대한 이야기

 

신고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술입니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술을 좋아하지만 정작 술에 대해 잘 모르고 마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합법적 향정신성 약물인 술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면,

 

술의 10 % 는 위에서 흡수하며 나머지는 창자에서 흡수되는데,

술을 마신 후 약 1시간 정도가 될때 가장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 도달합니다.

몸에 흡수된 술은 10 %는 신장과 폐에 의해 술 냄새를 일으키며 90 %는 해독작용으로 배설하게 되는데요.

너무 자주 마시면 간이 쉴 틈을 주지 않아 지방간, 간염, 간경화증,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술은 약간의 흥분 작용과 함께 뇌의 억제 작용을 돕습니다.

이로 인해서, 기억력, 인지, 판단, 정보 처리, 반응, 운동, 언어 사용의 장애를 야기하게 됩니다.

말이 많아지거나 쉽게 흥분하게 되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며 필름이 끊기는 기억 상실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기억 상실의 주기가 빨라지거나 자주 발생하면 치매에 걸릴 확율이 높다고 합니다.

 

술을 마실때 취기가 오르면 열이 발생해서 따뜻하게 느껴지지만 땀으로 인해 급격하게 체언 저하가 일어나며 심하면 사망하기도 하고

잠이 잘 오지만 깊은 잠을 못들어 다음날 피곤하며 특이한 경우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 만들수도 있습니다.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압이 떨어지며 호흡수가 약화되는데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은 호흡과 심장 기능에 대한 대뇌의 억제반응 때문이며 구토물로 인해 기도가 폐쇄되어 질식사하기도 합니다.

 

간혹 장기자랑으로 소주 1병씩 한번에 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도 한번에 2~3병을 마시면 치사량에 가깝습니다.

술은 최대한 천천히 음미하면서 기분 좋게 마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술에 많이 취한 사람이 있다면 눕히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우선 물을 마시게 하고 숨을 잘 쉬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구토를 하면 기도가 막힐 수 있으니 자제를 하고 수영을 하려고 물 근처에 얼씬거리는 짓은 마세요.

물을 마셔 술이 깨게 할수도 없고 수영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술

 

프랑스와 이탈리아엔 유명한 와인이 있습니다. 독일에는 정말 맛있는 맥주가 있죠.

일본에는 정종(사케), 중국에는 고량주(빼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뭐가 있나요?

우리나라에는 청주와 탁주, 그리고 소주가 있습니다.

청주란 맑은 술이란 뜻으로 일본의 정종과 매우 비슷하며 탁주란 탁한 술이란 뜻으로 막걸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청주나 탁주를 가열해서 얻는 술을 소주라고 하죠. 

 

술 거르는 형태에 따른 전통주 분류.  ⓒ 전주전통술박물관

 

 

그런데 각 나라의 전통술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

각 나라는 전통술을 평소에 즐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혀 즐기고 있지 않다는 거죠.

평소에 청주와 탁주를 드시나요? 막걸리를 드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소주와 맥주를 드시고 계십니다.

 

소주가 전통술이지 뭐냐? 라고 생각하시는분이 계시나요 ? 쩝.

 

소주란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하거나 알코올로 물을 희석하여 만든 술을 의미합니다.

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만드는데, 현재 우리가 자주 마시는 소주는 희석식으로 제작됩니다.

즉, 고구마나 당밀을 발효시켜 에탄올로 만든 후 물에 희석시켜 만드는 것인데요. 값이 싸서 대중화 되었지만 제작 업자가 나쁜 마음을 먹고 공업용 에탄올을 갖고 물에 희석시켜 제조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관련내용으로 보도되었죠.

 

반면 전통술은 증류식으로 제작되는데, 곡식으로 만들어지며  깨끗한 물에 누룩으로 발효시키고

열을 가해 기체로 만든 후 다시 냉각시켜 액체로 만들면 전통식 소주가 됩니다. 그래서 특유의 향과 맛이 있으며 흔히 마시는 소주와 격을 달리 합니다.하지만 안타깝가게도 1965년 정부가 곡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증류식 소주 제작 금지하면서 증류식 소주가 감소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문화재로 등록된 전통술

 

자, 그럼 술의 과거를 들춰보기로 할까요 ?

 

원래 술의 이름은 수불이었습니다. 몸이 부글부글 끓는다고 해서 수불이라고 하다가 수울로, 그리고 술로 불리게 되었는데요.

문헌에 최초로 소개된 술은 동명성왕의 건국신화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지금의 압록강에서 놀고있는 유화라는 처녀에게 술을 마시게 한 후 동침하여 주몽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술의 용도는 크게 다르지 않은듯 합니다. 음. -_=

 

이후에 고문서에 많은 술 기록이 남겨져 있고 어느 민족도 따라올 수 없을만큼 많이 발전하게 되는데요, 고구려 시대의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누룩으로 술을 빚는 방법을 개발해 '곡아주'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륙에 전파했으며 주조기술이 신라땅에서도 성장했다고 합니다.

 

고려도경 ⓒ 네이버

 

고려시대에 들어 술은 양온서라는 관청서 빚으면서 '법주 (법도대로 빚는다)'라고 하였으며 송나라 서긍의 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에는 찹쌀이 없어 멥쌀과 누룩으로 술을 빚는데 독하고 쉽게 취하고 쉽게 깬다 라고 하였다.

 

조선시대부터는 술의 원료를 멥쌀보다 찹쌀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술 이름이 3백여종 이상 남아있는 것을 봐서 이때가 가장 술의 전성기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옛부터 보존되고 개발되고 마셔진 전통술은 현재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그 종류를 보면, 

 

문화재로 등록된 전통주 ⓒ 네이버

 

삼해주 : 서울무형문화재 제8호, 찹쌀을 발효시켜 두 번 덧술하여 빚는 약주로, 정월 첫 해일에 시작해서 해일마다 세번 걸쳐 빚는다하여 붙여진 이름. 고려시대부터 제조되기 시작하였고 조선시대때 널리 보급되면서 동국이상국집, 규곤시의방, 산림경제, 주방문 등 여러 분헌에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문배주 : 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인 문배주는 1986년 면천두견주, 경주교동법주와 함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향기가 문배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며 밀 누룩을 부수어 물에 담가 우려낸 누룩물을 좁쌀밥에 섞어서 밑술을 담고 수수밥으로 덧술하고 2차 덧술하며 10일 간 발효시켜 증류한다.

 

동동주 : 술 표면에 삭은 밥알이 동동 떠 있는 술이며, 음식디미방, 주방문, 치생요람, 산림경제, 양주방 등 에 기록되어 있으며 고려시대 이후 가장 널리 보급되었고 현재까지 가장 널리 빚어지고 있는 전통주이다.

 

청명주 :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일에 사용하기 위해 빚는 술로 충북무형문화제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시대 이전에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알코올 농도가 높고 색과 향, 맛이 뛰어나 궁중의 진상주였다고 한다. 주방문, ,음식보, 임원경제지, 양주방 등의 문헌에도 수록되어 있다.

 

이강주 : 조선시대 3대 명주의 하나로 배와 생강이 들어간다 해서 이강주로 불리게 되었다. 조선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되었으며 경도잡지, 동국세시기에 상류 사회에서 즐겨 마시던 고급 약소주로 소개되어 있고 고종때 조미통상조약 체결 당시에 국가 대표 술로 동참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강주, 국력고, 호산춘이라 하여 호남의 술로 유명하다.

 

홍주 : 전남 무형문화제 제26호인 이 술은 세조때 경상도 절도사 허종의 부인이 홍주 만드는 비결을 알고 있어 후손에게 전했다고 한다. 색이 홍옥과 같이 붉다하여 홍주라고 하며 은은향 향기와 알콜 농도는 45  정도로 높다.

 

이 외에도 그 명맥을 이어오는 문화재로 등록된 많은 전통술이 있습니다. 

 

송죽오곡주와 송화백일주, 그리고 이강주

 

복분자와 담양 추성주

 

전주 이강주와 정읍 죽력고

 

 

이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으로 세계가 축제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술이 빠질 수 없죠. 하지만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적당히 술을 즐겼으면 하고 술을 알고 마시면서 우리나라의 전통술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럼, 자네도 한잔 하시게

 

 

 

 

 

▲ 제2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장이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