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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가 발견됐다고?

문성식 2011. 2. 7. 02:18

 

 

유명한 미국의 잡지인 '라이프' 지에서 지난 1천년 동안 있었던 사건 중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100대 사건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1위 사건은 석유의 발견도 아니고 진화론도 아니고 에디슨 전구 발명, 컴퓨터의 개발도 아닌, 구텐베르크의 성경 인쇄가 1위로 선정되었죠.

 

이 당시 유럽은

책으로 사용되는 종이는 비쌌고 일일히 손으로 써야되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아 평민은 책을 보기도 힘든 사회였으며 일부 지역은 책을 찾기도 힘든 실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로 성경의 42행을 찍어내면서부터 유럽 전역에서 시민들이 성경을 접하게 되고 지식의 교류와 확산이 일어나면서 종교개혁에 큰 도움을 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금속 활자를 통해 지식을 전파할 수 있었고 시민들의 의식을 개혁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근대 시민사회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100대 사건 중 1위로 선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 사건인 금속 활자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1. 현재 인쇄술의 바탕,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1455년, 독일의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를 이용해서 '42행 성경'을 찍어냅니다.

 

그 전에는 목판, 도기동제를 사용하여 문지르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금속활자를 이용한 압압식 방식은 정교하고 손으로 쓴 것 같으면서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해 널리 그리고 쉽게 보급이 가능했고 그 당시 성경을 알리기 위해 제작되면서 종교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1페이지.ⓒ네이버

 

 

 

이 금속활자를 이용해서 구텐베르크는 전2권이며 1272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인쇄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과 6년만에 동업자 푸스트가 소송을 제기하여 인쇄사업을 가져가버리고 그의 인쇄술이 유럽에 확산될때는 그는 쓸쓸히 퇴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쇄술은 꾸준히 발전하게 되고 결국에는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방식이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입니다.

 

그리고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지금까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 우리나라에서 금속활자를 이용한 책이 인쇄됩니다.

 

 

 

2.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경 (직지)

 

1377년 불조직지심체요절이 간행됩니다. 이 불조직지심체요절은 직지심경으로도 불리며 책 표지에는 '직지'라고 쓰여져 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사용하여 인쇄한 책입니다.

 

이 직지는 고려말 국사를 지냈던 백운 스님이 부처의 가르침을 알리기 위해서 선불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를 모아서만든 책인데, 한말에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인 플랑시가 구매를 해서 가져가게 되었고 지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셨던 박병선 박사님께서 보관되고 있던 직지를 찾아내고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2001년 9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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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 ⓒ 네이버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을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고는 있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본이 가장 큰 영향력을 지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하루 약 100부 이상, 그리고 약 150년 동안 전 유럽에서 약 2000만 권에 달하는 책이 간행되었다고 하지만 우리의 인쇄술은 하루에 10부 정도 찍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금속활자 기술에 큰 진전이 없었다고 하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금속활자보다 목판술이 더 발달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3. 또 다른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증도가자의 발견

 

2010년 9월 2일, 다보성고미술전시관에서 금속활자 12점이 공개가 되었습니다.

 

현재 삼성출판박물관에 보관중인 증도가를 인쇄할때 금속활자가 사용되었다고 나오는데 그 증도가를 찍는데 사용되었다는 금속활자 12점을 발견하였고, 이 금속활자의 이름을 증도가자라고 합니다.

 

금속활자 12점 ⓒ 노컷뉴스

 

 

 

증도가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보물 758호)는 육조인 혜능선사에게서 인가받은 당나라 현각이 깨달은 바를 적은 글로써 예로부터 널리 독송 및 해설되어 왔으며 인도에까지 전해졌다고 하는 인쇄본이죠.

그동안 금속활자본은 남아있지 않고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이 남아 있는데, 이와 글자체를 비교하여 분석한 결과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군요.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문화재청

 

 

 

이 증도가는 글자 배열이 고르지 않고 기울어져 있으며 글자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초기 금속활자본의 면모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고려시대 활자 인쇄 시기와 성경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찍어낸 금속활자의 발견은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학계에서 공인을 받아야 됩니다.

최종적으로 인정이 된다면, 그동안 알려져있던 직지보다 138년 이상 앞서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며 세계 기록문화의 역사를 다시 쓰게됩니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이나 직지심경, 그리고 증도가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라는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지만 시민이나 평민들에게 정보를 주고 의식을 개혁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런 활자 인쇄 방법으로 인해서 많은 것을 익힐 수가 있었고 지식 수준이 올라가면서 많은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자원은 부족하지만 자동차, 선박, LED 등 높은 기술과 함께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이 있는 이유가... ^^

 

 

 

 

▲제2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장이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