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의 문화 - 제5절 불교공예 - 1.불교공예의 의미, 2.불교공예의 종류- (1) 의식법구(儀式法具)

문성식 2016. 12. 2. 12:18
다음카페 : 『 가장행복한공부 』
    【불교의 문화】
      제5절 불교공예 1.불교공예의 의미
        공예란 일반적으로 인류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생활용품 및 도구를 말하는데, 그 가운데 미술적으로 아름답고 뛰어난 것들 만에 한정해서 이른바 공예(품)라고 일컫고 있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불교공예 역시 사찰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종교의례에 쓰이는 것부터 수행자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갖가지 용품과 도구를 말한다. 불교공예는 일반 공예가 지닌 쓰임새와 아름다움에 종교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점이 크게 다르다. 다시 말해서 불교공예란 불교라는 신앙의 테두리 안에서 이른바 법구(法具) 또는 불구(佛具)라는 신앙의 의미를 지니고 조성되지만, 일반 공예품과 같이 조성 시기에 공통적으로 존재했던 일반적인 미적 감각과 미술 양식이 반영되기도 한다.
      2.불교공예의 종류
        불교공예는 조각, 회화, 건축을 제외한 온갖 것을 다 포함할 정도로 범위가 넓으며, 종류 또한 다양하다. 따라서 불교공예의 유형을 분류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분류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쓰임새에 따라서 크게 의식법구와 공양구, 장엄구로 구분해보았다. (1) 의식법구(儀式法具) 의식법구는 불교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는 여러 가지 법구를 말한다. 사실 불교 공예품 가운데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간에 불교의식이나 행주좌와(行住坐臥)의 수행에 쓰이지 않는 것은 없겠지만, 여기서 의식법구라 함은 그 쓰임새가 불교의식에 직접 쓰이는 법구를 일컫는다. 사찰의 4보(四寶)라고도 하는 ‘사물(四物)’은 절에서 가장 중히 여기는 종, 북, 운판, 목어 네 종류의 법구를 말한다.
          ① 범종(梵鍾) 절에서 사용하는 종을 범종(梵鍾)이라 부르는데, 범(梵)이 불교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결국은 불교의 종(佛敎鍾)이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옛날 큰 불교사원에는 대중들이 많이 모여 살았으므로 단체생활의 필요상 어떠한 약속된 소리로써 하루의 일과를 알려주어야만 했을 것이다. 따라서 종이 사찰의 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오히려 그 소리의 신묘함이 종소리를 듣는 중생들의 마음을 깨우쳐 모든 감각기관으로 공덕을 쌓고, 그 공덕으로 인해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까지도 함께 구제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의식을 행할 때마다 종을 울려서 종교적(불교적)인 장엄한 분위기를 북돋고자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범종의 모양은 크게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종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종은 이른바 ‘조선종(朝鮮鍾)’이라는 학술 명칭까지 얻고 있다. 형태상 악기로 쓰였던 중국 고동기(古銅器)에서 비롯된 중국이나 일본의 종과는 달리, 옛 청동기시대의 동탁(銅鐸)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 종이 형태나 소리에서 중국과 일본 종보다 훨씬 뛰어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기 725년에 만들어진 상원사 종을 시작으로 해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들이 남아 있다. 먼저 우리나라 범종의 전형을 이루는 신라 종의 형태를 보면, 중국이나 일본 종과 달리 종 꼭대기에 한 마리 용으로 된 종고리(鍾鄙:單龍鄙)와 소리를 도와주는 음통(音筒)이 있다. 몸통은 물항아리를 거꾸로 세워놓은 것처럼 배에 비해 입 부분이 좁아서 소리를 천천히 토해내는 효과가 있다. 음통은 우리나라 범종에만 있는 특징적인 요소다. 종 윗부분과 아래 종구(鍾口)에 잇대어 테두리에는 보상화나 연꽃무늬, 당초무늬,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 등이 새겨져 있다. 종의 어깨 네 곳에는 네모꼴의 연곽(蓮廓)을 마련하여 그 안에 각 9개씩의 연봉우리 모양을 달았다. 종 몸체에는 양쪽으로 서로 대칭을 이루며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비천상과 종 치는 자리인 당좌(撞座)가 배치되어 있어 공간 구성이 뛰어나고 회화성이 넘쳐난다. ② 법고(法鼓) 법고(法鼓)는 ‘법을 전하는 북’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북소리를 빌어 부처님이 깨치신 진리를 중생에게도 전해주려는 뜻이 담겨 있다. 북소리를 들음으로써 인간을 포함한 모든 축생(畜生)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기쁨을 만끽한다고 믿기 때문에 더 없이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하여 북을 종과 함께 아침과 저녁 예불 또는 종교의식이 있을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치는데, 이때에는 반드시 법도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절에서 북을 왜 치는지에 대해 《법화경》 <서품(序品)>에서는 “번뇌와 망상, 집착과 오욕의 마군들을 쳐부수고자 설법(說法)의 대군을 몰고 나갈 때, 진군을 독려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이 내용으로 보아 북은 일찍부터 수행정진을 독려하는 데 쓰이는 중요한 의식법구였음을 알 수 있다. 북이 종과 더불어 귀중한 성물로서 그 진가가 높았음은 예부터 항상 법당 앞에 종루(鐘樓)와 고루(鼓樓)가 상대적으로 배치되었고, 두 누각을 따로 세울 수 없을 때에는 종과 북을 한 전각에 두었음을 보아서도 충분히 짐작된다. 북은 크기에 따라 큰북[大鼓], 중간북[中鼓], 작은북[小鼓]으로 나뉘는데, 절의 사물이라고 할 때는 이 가운데 큰북을 말한다. 중간북은 조선시대 이후 제사의식 때 범패나 노래와 함께 장단을 맞추던 일종의 악기로 흔히 사용했다고 한다. ③ 목어(木魚) 사찰 사물 가운데 하나로, 주로 중국 선종(禪宗) 사찰에서 쓰였던 목어는 나무를 깎아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고 안을 텅 비게 파내어, 두드리면 소리가 나도록 되어 있다.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동물들에게까지도 부처님의 가르침[法音]이 전달되어 깨우침에 이르도록 하기 위함이다. 목어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물고기 형상을 충실하게 묘사한 것이고, 또 하나는 몸은 물고기이나 머리 모양이 용머리 형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든 간에 이는 물고기가 잠을 잘 때도 늘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수행하는 사람 역시 물고기처럼 졸지 말고 오직 정진에만 힘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목어는 오늘날에도 게으름을 쫓는 하나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 ④ 운판(雲板) 장판(長板), 화판(火板), 또는 판종(板鍾)이라고도 한다. 운판(雲板) 역시 중국의 선종 사찰에서 애용하던 사찰 사물 가운데 하나로, 주로 청동이나 철을 판판하게 한 다음 구름 형태로 만든 이른바 운형 금속판(雲形金屬板)을 말한다. 운판의 본래 기능은 참선할 때 시작과 끝을 알리고 잠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점차 기능이 확대되어 공양시간을 알릴 때와 대중들을 불러 모을 때, 그리고 재(齋)가 있을 때에 널리 사용했다고 한다. 운판의 형태는 구름 모양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서 형태미가 돋보이는 불교 공예품의 하나라고 하겠다. 운판의 생김새를 구름 모양으로 만든 것은, 구름이 비를 머금고 있으므로 불을 다루는 부엌에 걸어둠으로써 화재를 막고자 하는 주술적인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⑤ 쇠북[金鼓] 금고는 금구(金口, 禁口), 반자(飯子) 등으로 불리는 쇠북으로, 형태는 마치 농악에 쓰이는 징 모양을 하고 있다. 쇠북은 쇠, 즉 금속으로 만든 북이라는 뜻으로 보통 구리와 금, 은 세 가지 재료로 만드는데, 집결하고자 하는 사람의 숫자에 따라 각기 다른 재료가 쓰였다고 한다. 이는 《현우경(賢愚經)》 권10에 “쉬라바스티(舍衛國)에는 18억의 인구가 살았는데, 동고(銅鼓)를 치면 8억이 모이고, 은고(銀鼓)를 치면 14억이 모이며, 금고(金鼓)를 치면 모든 사람이 다 모인다.”라는 기록이 있어 확실히 알 수 있다. 즉 구리, 은, 금의 순서에 따라 모이는 사람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865년에 만들어진 ‘시공사금구(時供寺禁口)’다. 고려시대 이후에 이르면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⑥ 경(磬) 경 또는 경자(磬子)라고 하며, 현재 절에서는 경쇠라고 부른다. 예불을 올릴 때나 경전을 독송할 때 쓰는 법구의 하나다. 예불을 올릴 때 엎드리거나 일어서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쇠를 치고, 법당에서 독경하면서 부처님 주위를 도는 행도(行道) 의식을 행할 때에도 사용한다. 경쇠를 칠 때는 목탁은 치지 않는다. 생김새에 따라 곡형(曲形)·소라형[螺]·구름형·연화형 등이 있다. 몸통 위쪽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손잡이를 달고 채로 친다. 받침대 위에 놓고 칠 때도 있고 선반에 매달아놓고 치기도 한다. 채는 노루뿔을 주로 사용한다. ⑦ 바라 바라는 사찰에서 의식을 행할 때 쓰는 법구의 하나이다. 발자(津子)·동반(銅盤)·요발(琵津)이라 부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바라라고 부른다. <백장청규(百丈淸規)>에 따르면 불전에 향을 올릴 때, 설법할 때, 장례의식을 할 때, 새 주지를 맞이하는 진산식(鎭山式)을 할 때에 바라를 울렸다고 한다. 생김새는 서양 악기인 심벌즈와 비슷하다. 놋쇠로 만들며 둥근 원반이 한 쌍을 이룬다. 각 원반의 중심에 구멍을 내어 폭이 넓은 끈을 꿰어 손잡이로 사용하며, 양손에 나누어 잡고 두 개의 원반을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낸다. 바라를 치면서 추는 춤을 바라춤이라 한다. 현재 남아 있는 바라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곡성 태안사에 있는 것으로 1477년에 만들었다. ⑧ 금강저 산스크리트 바지라(Vajra)를 금강(金剛) 또는 금강저(金剛杵)라고 뜻 옮김 한 것이다. 금강지저(金剛智杵), 견혜저(堅慧杵)라고도 한다. 금강저는 원래 제석천의 번개에 붙은 이름이나 점차 여러 신이나 역사(力士)가 지니는 무기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인도 고대에서부터 무기로 사용했으며, 제석천이 아수라를 쳐부쉈다는 전설을 불교에서 수용해서 중생의 무명번뇌를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로 부숴버리는 것에 비유했다. 금강저는 금, 은, 동, 철 등의 재료를 써서 만든다. 그 형태를 보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자루를 중심으로, 양쪽 끝에 날카롭게 뻗은 갈고리처럼 갈라진 끝의 가닥 수에 따라 하나면 독고(獨納), 세 개면 삼고(三納), 다섯 개면 오고(五納), 일곱 개면 칠고(七納), 아홉 개면 구고(九納)라고 부른다. 끝 가닥이 하나인 독고가 가장 오래된 형식이다. 자루 부분의 생김새에 따라 이름을 부르기도 하는데, 자루의 중심부 좌우에 불꽃 모양을 새긴 것은 보저(寶杵)라 하고, 탑을 새긴 것은 탑저(塔杵)라 한다. 밀교의 의식에서는 의식단(儀式壇)에 금강저를 봉안하는데, 그 배치법은 탑저를 가운데 두고 사방에 배치하며 이를 오종저(五種杵)라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삼고저나 오고저가 많이 남아 있으며, 칠고저나 구고저 그리고 보저나 탑저 같은 것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금강저는 번뇌뿐만 아니라 악마를 물리치고 사악한 것을 몰아낸다는 벽사(酸邪)의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만다라나 사경화 등 불화 테두리에 금강저 무늬를 그려 넣어 수호신장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⑨ 금강령 금강령은 금강저(金剛杵)와 함께 불교의식에 쓰이던 법구의 하나다. 그 생김새는 자루를 중심으로 아래쪽에는 추가 달린 조그만 종이 있고, 위쪽은 금강저의 반쪽 부분을 닮았다. 종신(鍾身)에는 주로 불법을 수호하는 신중을 많이 새기는데, 고려시대의 금강령에 가장 널리 쓰인 무늬는 사천왕상이다. 그 밖에 용을 새긴 것도 있다. 금강령도 자루 위쪽에 달린 갈고리 형태에 따라 독고령, 삼고령, 오고령, 구고령 또는 보주령, 탑령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삼고령과 오고령만을 볼 수 있다. 현존하는 금강령으로는 순천 송광사에 있는 금동 금강령(보물 제176호)을 최고로 꼽는다. ⑩ 목탁 목탁은 사물의 하나인 목어가 변해서 생겨난 법구다. 때문에 그 생김새도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다. 다만 목어는 물고기 모양 그대로 몸체가 길쭉한 편이지만, 목탁은 방울 모양으로 둥글넙적하고 추상적이다. 머리 쪽은 가로로 길게 벌어진 입이 끝나는 가장자리에 둥근 구멍이 뚫려 있는데, 물고기의 두 눈을 연상시킨다. 꼬리에 해당하는 곳에는 둥글게 안을 깎아내 둥근 손잡이를 만들었으며, 물고기에 대비하면 꼬리지느러미를 추상화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