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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알코올을 독성으로 인식… 배출 위해 구토 유발

문성식 2016. 10. 14. 22:52

 

뇌, 알코올을 독성으로 인식… 배출 위해 구토 유발



과음 후 구토하는 이유
장기간 과음·구토 반복… 알코올성 간경변일 수도


연말이면 잦은 술자리로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실 때는 즐겁지만, 구토 같은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과음 후 구역감이나 구토가 나는 이유는 뭘까? 구토는 알코올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생리적인 현상인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코올, 위·뇌 자극해 구토 유발

구토는 우리 몸이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시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현상 중 하나다. 과음 후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다. 과음을 하면 혈중 알코올과,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생성된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높아진다. 우리 몸은 이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위해 뇌의 연수(뇌에서 위와 심장 등의 운동을 조절하는 부분)에 있는 '구토중추'를 자극해 구역질을 유발한다.

알코올 자체가 위(胃)를 자극해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고농도의 알코올은 위와 십이지장 사이를 좁게 만들고 위 점막을 압박한다. 이 때문에 음식물이 위를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민양원 교수는 "과음과 구토를 반복하면 위산이 식도를 손상시킬뿐 아니라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이 느슨해진다"며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양원 교수는 "드물게 구토 이물질이 식도로 넘어가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가면 염증을 유발해 흡입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간경변 증상일 수도

과음 후 나타나는 구토가 알코올성 간경변의 증상일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조직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겨 간이 딱딱해진 상태를 말한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는 "장기적인 과음으로 간이 손상돼면 알코올 해독 능력이 떨어져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며 "이 때문에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음주 후 구토 증상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과음 후 구토와 함께 평소 손바닥이 붉거나 복수가 차 배가 나오는 경우, 가슴에 거미줄 모양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라면 알코올성 간경변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남성은 한 번에 소주 7잔, 여성은 4잔 이상을 매일 10년 정도 마시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헬스조선 2015.12.23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