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7.jpg 경상남도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 미타암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높이 205㎝.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미타암(彌陀岩)의 석굴사원 안에 모셔져 있다.

머리에 있는 상투 모양의 큼직한 머리(육계)와 어깨까지 내려온 긴 귀, 풍만하면서도 우아한 인상, 왼손을 몸에 붙여 곧바로 내리고 오른손을 가슴에 댄 모습, 그리고 둥근 어깨와 평판적인 가슴, 대좌 위에 곧바로 선 자세 등에서 719년에 만들어진 감산사 석조아미타불입상(국보 제82호)의 양식을 이어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입구에서 9m 정도 들어간 석굴 속에 안치되어 있다. 불상·광배·대좌가 모두 한 돌로 조각되었다. 시원스럽고 넓은 어깨의 당당한 체구에 정면관(正面觀 : 앞에서 바라본 모습)을 취하고 있다.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의 대의(大衣 : 설법을 하거나 걸식을 할 때 입는 중의 옷)는 부드러운 주름을 형성하며 전신을 감싸고 있다. 양팔을 걸쳐 지그재그모양으로 내려간 옷단은 발목에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특징들은 모두 감산사 불상과 직결되는 동일한 양식이다. 하지만 옷주름이나 띠 매듭 표현 같은 세부 기법에서는 경직된 면이 드러나고 있어 시대 하강에 따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는 주형 거신광(舟形擧身光)이다. 전체적인 윤곽이나 3조선으로 이루어진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신광(身光 :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의 구분, 그 구획 안의 꽃무늬 배치 그리고 가장자리 부분의 화염문(火焰文 : 불꽃무늬) 등 역시 감산사불상 광배와 유사한 모습이다.

대좌는 2단의 원형 연화문대와 그 아래의 사각받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4각의 각 면에는 2구씩의 안상(眼象)이 새겨져 있다. 연판(蓮瓣 : 연꽃잎) 안에 꽃무늬가 새겨진 연화좌의 모습은 감산사석조미륵보살입상(719년작, 국보 제81호)의 것과 거의 같다.

이 석불이 있는 미타암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자연 동굴이지만 인공을 가한 흔적이 뚜렷하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포천산(布川山) 석굴로 비정된다.

 

따라서 이 석불입상은 8세기 통일신라 불상 양식의 한 계보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라 아미타 사상의 전개 과정은 물론, 당시 성행하던 석굴 사원 조영의 한 단면을 고찰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