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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망울이 큰 아름다운 그 소녀 / 한려수

문성식 2016. 1. 4. 09:41

눈망울이 큰 아름다운 그 소녀
아름다운 한려수도 
오동도 다리를 걸어가는데
바다에 몽환적 함박눈이 내리네요
앞서 걸어가는 
그 아름다운 소녀가 
내 눈을 내 맘을 사로잡네요
검은 머리 
큰 눈망울을 가진 그 소녀는 
하얀 눈을 맞으며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해맑게 웃음 짓네요 
말을 걸어볼까 하고 
마음이 굴뚝같지만
용기가 없어 망설이는데
그 소녀가 먼저 
다가와
저기요 
나 몰라 하는데
그때야 
옆집에 살던
눈이 큰 그 아이가 
생각나 너무나 기뻤어요
어릴 적 옆집에 이사 와
몇 달 살지도 못하고 
서울로 이사 간 
그 동화 속 그 애
소꿉놀이로 부부놀이하며
부부 연을 맺어 손잡고 같이 누워
가슴 두근거리던 
그 애
많은 나날이 흘렸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예쁜 그애는
날 보자마자 알아봤지만 
난 왜 그앨 첫눈에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마 그건 그애가
말도 없이 어느 날
사라졌기 때문일 거다
우린 어릴 때같이 
손을 잡고 걸으며
동화 속 행복한 이야기들을
그리고
행복한 동화 같은 사랑을 느끼며 
마냥 몽환적 함박눈이
내리는 오동도 다리를
가슴 두근거리며 걸었지
가슴 벅차는 행복과 기쁨을 
느끼고 느끼며 
전설 같은 만남의 황홀한 
파라다이스인 이니스프리를 
향해 몽환적 발걸음을
춤추듯 걸으며
            한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