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가을 산행, 관절부터 체크하고 오르세요!

문성식 2015. 9. 13. 21:00

가을 산행, 관절부터 체크하고 오르세요!

100세 관절 건강 노하우, 아는 것이 힘!

  • 칼럼
  • 웰튼병원/송상호 원장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성큼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가을에는 유독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단풍구경에 산처럼 좋은 곳도 없기 때문이겠다. 등산은 신체의 모든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켜줄 수 있는 종합운동으로 대체적으로 권장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적당한 등산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골밀도를 높여주는 것은 물론, 자세 교정 효과까지 있다. 또 대퇴부 근육 및 무릎, 발목 등의 근골격계를 강화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효도 관광’ 차원에서 부모님께 단풍놀이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관절염이 있다면 무리한 등산은 오히려 관절 건강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경사면을 오를 때 압력이나 하중이 그대로 무릎에 전달돼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아픈 무릎 붙잡고 산을 오른들 제아무리 멋진 풍경도 눈에 들어올 리 없는 법이다.

 

만약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가벼운 등산이 괜찮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경사가 완만한 약 3km 거리의 산길을 1시간 내외로 무리 없이 하도록 한다. 먼저 산을 오르기 전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단순히 몸을 풀어준다기보다는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해 부상을 방지한다는 게 맞는 말이겠다. 다리 늘리기 동작은 무릎 뒤쪽의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쪼그려 앉기는 허리의 긴장을 풀어준다. 또 상체나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 주면 관절손상이나 부상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하산할 때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산을 오를 때보다 더 천천히 걸으면서 보폭은 되도록 줄이도록 한다. 또한 지팡이나 스틱을 사용하면 충격 분산 효과를 볼 수 있다. 산행 중에도 무릎이나 허리, 발목 등에 통증이 느껴지면 괜히 정상 정복의 욕심을 내기보다는 하산하는 것이 옳다. 특히 산은 평균적으로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0.7도 낮아진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노인들의 경우 각 부위의 관절에 이상 신호가 나타날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산행 후에도 무릎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무릎이 붓거나 아프고 뜨거운 증상이 있으면 흔히 ‘찜질하면 낫겠지’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스로 진단하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받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찜질법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에는 등산과 같이 관절에 무리를 주는 운동보다는 걷기, 자전거타기, 체조, 수영 같은 비교적 쉬운 운동을 권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 질환인 만큼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지만 무리한 산행은 자칫 환자들의 골절 및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좋고 도움이 되는 운동이란 없다. 운동이란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병을 키우기도 하고 낫게도 하는 법이다. 어느새 가을 문턱을 넘어서며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렇다고 마냥 우두커니 집안에만 앉아 있기엔 하늘이 너무 높다. 꼭 산행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운동으로 관절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 특히 가을엔 낙엽 밟아 보는 즐거움도 걷기 운동의 재미를 더 해주곤 한다. 산이면 어떻고 길가 가로수면 어떠하리. 다정한 사람과 함께 낙엽 밟으며 오붓한 추억 하나 만든다면 이보다 더 건강해지는 시간이 또 있을까.

/기고자 :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