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9.jpg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신원리 은해사에 있는 조선시대의 보살상. 높이 102㎝.

 

신라 헌덕왕 1년(809)에 혜철국사가 창건한 은해사의 운부암에 모셔진 보살상으로 불꽃무늬·꽃무늬·극락조(極樂鳥) 등으로 장식한 화려한 관(冠)을 쓰고 있는 높이 1.02m의 아담한 작품이다.

 

화려한 보관 및 복잡한 장신구가 돋보이는 아담한 크기의 이 보살상은 안정된 자세, 눈꼬리가 올라간 갸름한 얼굴 등 경상북도지방의 1395년작인 영덕장륙사건칠보살좌상(盈德莊陸寺乾漆菩薩坐像, 보물 제993호)·문경대승사금동보살좌상(보물 제991호)·상주갑장사금동보살좌상(호림박물관 소장) 등과 유사한 양식을 보여주는 보살상이다.

 

심지어 크기라든가 손모양도 거의 같아 이들은 지방적인 유파나 특색을 암시하여준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한편, 띠주름식의 삼도(三道), W자의 가슴 아래 수평으로 입은 내의의 표현, 다리 위로 흐르는 대칭된 옷주름 등은 장륙사 건칠보살좌상보다는 진전되고, 대승사나 갑장사의 금동보살좌상보다는 앞 시대의 특징을 보이는 15세기 중엽경의 단엄한 보살상이다.

 

조선 초에 대두된 감투모양의 높은 보관 및 장신구는 1447년작으로 추정하는 대구파계사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992호)과 비교되는 것으로, 자료가 희귀한 조선 초의 우수한 보살상으로 높이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