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8.jpg 전라남도 나주시 봉황면 철천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0.95m.

원추형의 바위 측면에 좌상 2구, 입상 4구 등 모두 6구의 불상을 비스듬히 조각하였다. 서면에 2구의 불상을 떼어 낸 흔적이 있고, 바위 꼭대기에도 동자상(童子像)이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원래는 9불(佛)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없어진 서면을 제외한다면, 동면과 북면에 좌상이 각각 1구씩, 남면에 4구의 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배치 형태로 보면 사방불(四方佛)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도 추측되나 도상적(圖像的) 특징은 뚜렷하지 않다.

동면과 북면의 좌상들은 넓은 어깨에 통견(通肩)의 법의가 가슴 부근에서 교차되었다. 그리고 계단식의 옷주름이 얕게 음각되어 있다. 결가부좌한 다리의 주름도 두 줄의 선으로만 몸의 굴곡을 묘사하였다.

남쪽에 있는 4구의 입상은 좌상과 같은 수법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표현이 좀더 딱딱하다. 그 가운데 3구는 꼿꼿하게 선 자세로 두 손을 몸에 붙인 채로 처리하였다. 가장자리의 상만이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법의는 우견편단(右肩偏袒)이며, 옷주름은 몇 줄의 선으로 간단하게 표시하였다. 상들의 발밑에는 약간의 턱을 만들어 대좌(臺座)를 대신하고 있다.

빈약한 체구에 형식적으로 처리된 간략한 옷주름 등 조각 수법이 도식화된 불상이다. 그러나 원추형을 이루는 바위의 네 면에 불상을 조각하여, 사방불의 형식을 취한 듯한 작품으로 조성 연대는 고려 전기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