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1.jpg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봉선사에 있는 조선 전기의 범종. 1469년(예종 1) 주조. 높이 230㎝, 입지름 154㎝.

 

이 대종은 임진왜란(壬辰倭亂) 이전의 몇 개 안 되는 조선(朝鮮) 전기(前期) 동종(銅鐘)의 하나로, 성화(成化) 5년(1469)인 예종(睿宗) 원년(元年)에 왕실(王室)의 명령에 따라 주조(鑄造)된 종이다.

종의 형태는 정상(頂上)에 음관(音管)이 없는 쌍룡(雙龍)으로 용뉴(龍유)를 나타내고, 종견(鐘肩)에는 겹연꽃잎을 돌렸다. 그 바로 밑으로 도드라진 2가닥의 옆띠를 돌려서 몸체와 뚜렷이 구분하였다. 종의 몸체 중앙에는 굵고 가는 3가닥의 옆띠를 돌려 위아래로 구분하였다. 윗부분에는 유곽(乳廓)과 보살상(菩薩像)을 교대로 배치하였는데 4개의 유곽은 종견에서 분리되어 당초문으로 장식되고 그 안에 연화(蓮華)로 된 화좌유(華座乳) 9개를 갖추고 있다. 이 유곽과 유곽 사이에는 원형두광(圓形頭光)을 갖추고 양손을 마주 잡은 보살입상 4구(四軀)가 양각(陽刻)되어 있다. 또한 유곽 밑과 중앙의 옆띠 사이 공간에는 범자(梵字)가 4자씩 새겨져 있고, 보살상의 위아래, 네 귀퉁이에도 같은 형식의 범자가 새겨져 있다. 종구(鐘口)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파도문(波濤文)으로 장식한 아래띠와 비슷한 옆띠를 돌렸다. 그리고 이 옆띠와 중앙의 3가닥 옆띠 사이에 강희맹(姜希孟)이 짓고 정난종(鄭蘭宗)이 글씨를 쓴 장문(長文)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보살상 이명문으로 주종(鑄鐘) 연유와 화원(畵員), 주성장(鑄成匠), 조각장(彫刻匠), 주장(注匠), 각자목수(刻字木手), 노야장(爐冶匠), 수철장(水鐵匠), 사령(使令) 등의 인명(人名)이 열기(列記)되어 대대적인 주종공사였음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이 종은 조선 전기 동종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동종이며, 양식의 형식 규명에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 대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