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7.jpg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선암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4.7m.

 

선암사는 신라의 아도화상이 개창하여 비로암이라고 하였다고 하나 헌강왕 때에 도선(道詵)이 창건하여 선암사라고 하였다는 설이 더 믿을 만하다. 절 서쪽에 높이가 10여 장(丈)이나 되고 면이 평평한 큰 돌이 있는데, 사람들은 옛 선인이 바둑을 두던 곳이라고 하여, 이 때문에 ‘선암(仙岩)’이라는 절이름이 생겼다고도 한다.

절 안의 승선교를 지나 마당에 들어서면 대웅전 앞에 좌우로 3층석탑 2기가 서있다. 2단으로 이루어진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형태이다. 규모와 수법이 서로 같아서 같은 사람의 솜씨로 동시에 세워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층기단은 지대석(地臺石)과 중석(中石)을 한데 붙여서 짰고 중석 각 면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 하나씩을 새겼다.

 

갑석(甲石)은 윗면에 경사가 있고 중앙에는 호형(弧形)과 그 상하에 각형(角形)을 붙인 3단의 굄이 있다. 상층기단 중석은 각 면에 우주와 탱주가 하나씩 모각(模刻)되었고, 밑에 부연(副椽 : 탑의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으며, 윗면은 약간 경사진 가운데 하층기단 갑석에서와 같은 형식의 3단 탑신굄이 있고 추녀가 약간 반전되었다.

 

탑신부는 옥신석(屋身石)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1석씩이며, 각 층 옥신에는 우주형이 모각되었으나 장엄조각은 없다. 옥개석은 처마밑이 수평이고 받침수는 각 층 4단씩이며, 낙수면 정상에는 각각 각형 2단의 옥신받침이 있다.

 

상륜부(相輪部)에는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이 남아 있고 그 위에 작은 석재들이 놓여 있는데, 석재들은 원래의 부재가 아니다. 이 탑은 규모는 크지 않으나 신라시대 석탑의 전형양식을 잘 계승하고 있다. 다만, 상하기단의 탱주수가 하나로 줄고 옥개석의 받침수도 각 층 4단씩으로 감축되어 건립연대는 9세기 경으로 추정된다.

 

7448.jpg

동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