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84.jpg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월정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15.2m.

상륜부(相輪部)의 장식을 제외한 전체를 화강암으로 건조한 이 석탑은 월정사 대웅전 앞뜰 원위치에 유존하며, 몇 번의 화재로 인하여 각 부재에 손상이 심하나 그 형태는 원형을 갖추고 있다.

 

6·25동란 때 사찰건물이 전소되어 석탑에도 많은 피해를 입어 1970년 10월 석탑의 전면 해체보수가 진행되었다. 탑신부를 해체하는 도중에 제5층 옥개석 상면 중앙의 네모난 구멍 안에서 은제도금의 여래입상(如來立像) 1구(높이 9.7㎝)가 발견되었고, 제1층 옥신석 상면 중앙의 둥근 사리공(舍利孔) 안에서는 동경(銅鏡)·경문(經文)·향목(香木) 등의 사리장치가 발견되었다.

 

석탑의 구성은 일반형 석탑과 같이 기단부 위에 탑신과 상륜부를 세운 형식인데, 평면은 8각형을 이루었다. 고려시대에 이르면 평면이 방형에서 벗어나 다각형으로 되고 층수도 다층으로 변하는 석탑이 유행하게 되는데, 이 석탑도 그러한 종류에 속하는 것이라 하겠다.

 

기단부는 4매로 결구된 지대석(地臺石) 위에 놓였는데, 지대 위에는 1단의 각형 굄을 새겼다. 하층기단 면석은 4매석으로 짜여져 있으며, 각 면에는 2구씩의 안상(眼象)이 오목새김되었고, 그 위의 하층기단 갑석도 4매석으로 되었는데 갑석 상면에는 연화문(蓮華文)을 조각하였다.

 

연화문은 복판(覆瓣)·복엽(複葉)인데 모마다 1판씩과 각 면에 3판씩으로 도합 32판이 돌려졌다. 그리고 갑석 상면에는 각형의 낮은 굄을 조각하여 그 위에 굄대석을 받치고 있는데, 이 굄돌은 1단으로 4매의 판석으로 짜여졌다.

 

굄돌의 형태는 하면은 원호(圓弧)를 그리고 측면은 굽을 돌렸으며, 상면은 경사로 인하여 각 모퉁이에 합각이 뚜렷하다. 그리고 그 정면(頂面)에는 1단의 낮은 각형 굄을 새겨서 상층기단을 받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은 4매석으로 짜여졌는데 각 면에는 양쪽에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가 모각(模刻)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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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층기단 갑석도 4매로 결구되었는데, 하면에는 각형 1단의 받침이 조각되고 측면은 아무런 조식도 없으며, 정면에는 1단의 각형굄을 마련하여 윗부재를 받고 있다. 그리고 상면은 하층기단 갑석 상면과 같이 경사가 있어 8각마다의 합각이 뚜렷하다.

 

상층갑석 위에는 1매의 판석으로 된 굄돌이 놓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는데, 이 굄대의 모양은 하면에 각형받침과 경사진 받침이 각출되고 상면은 약간의 경사로 8각마다의 합각이 뚜렷하며, 그 중앙부에 낮은 각형 1단의 굄을 조각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탑신부는 각 층의 옥신석과 옥개석이 별개의 석재로 조성되었는데, 각 부재의 규격의 대소(大小)에 따라 1석 혹은 2, 3석으로 짜여진 것도 있다. 초층옥신은 각 면에 양쪽 우주가 정연하게 모각되고 8면 중 교대로 사방에만 장방형 감실형(龕室形)이 마련되었는데, 남쪽만은 그 규격이 크고 나머지 3면의 것은 작다.

 

그리고 각 층의 옥신석에도 면마다 양쪽에 우주가 각출되었는데, 감실형은 마련되지 않았다. 각 층의 옥개석은 모두 같은 형식으로 동일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추녀는 수평으로 전개되고 처마 면에 낙수홈이 오목새김되었으며, 받침부는 각형과 큼직한 원호·각형의 순서로 정연하게 조각하였다.

 

낙수면은 평박한 편이나 8각마다의 합각선은 예리하고 전각부에 이르면서 반곡되어서 각 전각의 반전(反轉)과 잘 어울려 경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각 전각의 하단에 풍경이 달려 있다.

 

상륜부는 전체의 부재가 완전히 남아 있어서 상륜부의 양식을 정확하게 잘 보이고 있는데, 노반(露盤)·복발(覆鉢)·앙화(仰花)·보륜(寶輪)까지는 석제이고 그 이상은 금동제로서 보개(寶蓋)·수연(水煙)·보주(寶柱) 등이 완전하다.

 

이 석탑은 상하의 균형을 얻었고 조법(彫法)이 착실하여 고려시대 다각다층석탑(多角多層石塔)의 대표가 될 만하다. 현재 이 석탑 앞에는 석조보살좌상(石造菩薩坐像, 보물 제139호)을 안치하여 공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유례는 강릉의 신복사지삼층석탑(神福寺址三層石塔, 보물 제87호)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