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3.jpg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 탑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9.6m.

 

각 부의 석탑재가 거의 완전하며, 전탑(塼塔)의 수법을 모방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목조건물의 양식을 보이고 있어 우리 나라 석탑양식의 발달을 고찰하는 데 귀중한 예라 하겠다.

 

기단이 단층이고 탑신부(塔身部)에서 각 층 옥신석(屋身石)에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를 모각한 것은 목조건축물을 모방한 것이라 하겠으며, 옥개석(屋蓋石)에서 낙수면(落水面)이 층단형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곧 전탑의 양식으로, 이러한 탑을 모전석탑(模塼石塔)이라고 부른다.

 

기단부는 14매의 장대석(長臺石)으로 구축된 지대석(地臺石) 위에 이루어졌는데, 24매의 판석으로 면석을 구성하였고 면마다 양쪽 우주와 2주씩의 탱주석이 모두 별개의 석재여서 건축기단으로서의 형식을 잘 보이고 있다.

 

갑석(甲石)은 8매의 판석을 결구하여 덮었는데,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은 표시되지 않았으며 갑석 상면에는 별석 1단의 굄돌을 놓아 탑신을 받고 있다. 탑신부는 각 층의 옥신과 옥개석이 각기 다른 형식으로 구성되었는데, 초층 옥신은 면마다 양쪽의 우주가 별석으로 세워졌고, 남쪽 한 면에는 감실(龕室)이 개설되었다.

 

초층 옥신의 우주석에는 고식(古式)을 따라 엔타시스(entasis : 배흘림)가 있고, 주두(柱頭 : 대접받침)에 좌두(坐枓)와 그 위에 액방(額枋)·형방(桁枋)이 이중으로 조각되어 목조건축에서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2층 이상의 옥신에는 각 층, 각 면마다 우주 외에 중앙에 1주의 탱주가 마련되어 또한 주의를 끈다.

 

옥개석은 낙수면과 받침부를 별개로 구성하였는데, 하면은 각 층 5단씩의 받침을 이루었고 낙수면은 6단씩의 층단이며 추녀는 전각(轉角)에 이르러 약간의 반전을 보이고 있다. 상륜부(相輪部)는 현재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까지 남아 있다.

 

한편, 이 석탑에서 주목되는 점은 초층 옥신의 우주 및 탱주의 상촉하관(上促下寬:위는 좁고 아래는 넉넉함.)의 수법, 주두 위에 좌두, 전탑에서는 볼 수 없는 추녀 전각부의 반전 등에서 목조건축의 양식을 볼 수 있어, 이 석탑에 선행하여 목탑과 전탑이 있었다고 추정하는 데 유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