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8.jpg 경상북도 경주시 현곡면 나원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9.76m.

 

이 석탑이 소속되었던 절 이름은 알 길이 없으나 탑이 위치한 부근은 평평한 언덕으로, 경작지로 변한 일대의 대지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문양와(文樣瓦)가 출토되는 점으로 보아 많은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2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건립하고 그 정상에 상륜부(相輪部)를 형성한 신라석탑의 전형적 양식으로, 경주지역에서는 감은사지삼층석탑(感恩寺址三層石塔, 국보 제112호)·고선사지삼층석탑(高仙寺址三層石塔, 국보 제38호) 다음가는 큰 석탑이라 하겠다.

 

여러 개의 장대석(長臺石)으로 구축된 지대 위에 기단부(基壇部)를 형성하였고, 하층기단 면석은 4석으로 짜여지고 각 면에는 양쪽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3주의 탱주(撑柱 : 받침기둥)가 정연히 모각(模刻)되었다. 갑석은 4매의 판석으로 결구하여 덮었는데, 상면에는 원호(圓弧)와 각형(角形)의 2단굄대를 마련하여 그 위에 상층기단을 받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은 각 면에 1매씩 도합 4매의 판석으로 조립하였으며, 각 면에는 양쪽 우주와 2주의 탱주를 모각하였다. 갑석은 4매의 판석으로 덮었는데, 하면에는 부연(副椽)이 마련되고 상면에서는 2단의 높직한 각형 굄이 탑신부를 받고 있다.

 

탑신부는 각 옥신석에 양 우주가 모각되고 2층 이상의 체감은 없는 편이며, 초층옥신은 4매의 판석으로 조립되었고 2층 이상은 1석으로 조성되었다. 옥개석은 초층과 2층은 낙수면부와 받침부를 별개의 돌로 조성하여 쌓았으나 3층 이상은 한 돌로 하였다.

각 층의 양식이나 수법은 모두 같아서 하면에 5단씩의 옥개받침이 있고, 낙수면 위에는 2단의 각형 굄을 마련하여 그 위의 부재를 받고 있다.

 

낙수면이 매우 평박하여 4면의 합각도 예리하고 네 귀퉁이의 전각(轉角)에도 반전이 커서 높은 층수와 어울려 전체적으로 경쾌한 탑신부를 보이고 있는데, 각 전각부에 풍경을 달았던 작은 구멍이 있다. 상륜부는 파손된 노반석(露盤石)과 노반 위에서 끊긴 찰주(擦柱 : 탑의 중심기둥)가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