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16.jpg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중원미륵리사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6m.

 

이 곳에는 고려시대의 석불과 석굴이 만들어졌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앞쪽에 석등과 더불어 이 석탑이 남아 있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세웠으며, 상륜부(相輪部)는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둔 장식)과 복발(覆鉢 : 탑의 노반 위에 놓은 바리때 모양의 장식)·찰주(擦柱 : 탑의 중심기둥)가 남아 있다.

 

기단면석은 자연석에 가까운 큼직한 방형석(方形石)으로 우주(隅柱)나 탱주(撑柱)의 표시가 없다. 갑석(甲石)은 매우 좁은 2매의 판석으로 되어 있고, 밑에는 형식적인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으며 윗면은 경사가 뚜렷한데 중앙에 역시 형식적인 2단의 굄이 모각되어 있다.

 

탑신부는 1층 옥개석(屋蓋石)이 2매일 뿐, 옥신(屋身)이나 다른 옥개석은 모두 1매씩이다. 각층 옥신에는 옥신의 넓이에 비하여 좁은 우주를 새겨 형식적인 느낌을 주며, 각 층의 체감비율도 고르지 않아 매우 소략해 보인다.

옥개석은 일반형 석탑의 옥신과 옥개석의 비례를 따르지 않고 급격하게 좁아져 석탑 전체의 균형과 미관을 손상시키고 있다. 옥개받침은 각 층 5단씩이지만 추녀가 짧아서 6단 받침같이 착각된다.

 

추녀 밑은 수평이고 윗면의 경사는 매우 급하며 전각(轉角)의 반전(反轉)도 거의 없는 편이다. 옥개석 정상면에는 낮은 굄 1단씩을 모각하여 그 위층의 옥신석을 받치고 있는데 이것 또한 형식적이다.

 

상륜부에는 노반과 복발·찰주가 남아 있는데, 노반은 6층 옥개로 착각하리만큼 큼직하고, 복발은 조각이 없는 반구형(半球形)이다. 정상에 찰주가 남아 있는 것은 대단히 드문 예이다.

 

5단의 옥개석 받침과 직선의 추녀는 신라시대 석탑의 양식을 따른 것인데, 낙수면의 급경사와 각 부 굄대의 형식화, 우주의 모각과 석재의 다듬기가 고르지 못하고 소략한 것 등은 조형감각의 둔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건립시기가 떨어짐을 느끼게 한다.

 

이 석탑의 뒷면에는 석굴로 추정되는 곳이 있고, 앞면에는 석등이 있어, 큰 사원이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석굴로 추정되는 곳에는 괴산미륵리석불입상(보물 제96호)이 있다. 석굴사원은 고려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나, 석탑은 고려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