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jpg 경상북도 고령군 고령읍 지산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 높이 3.14m.

 

당간지주는 사찰 입구에 세워두는 것으로, 절에 행사가 있을 때 이곳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게 되는데 이 깃발을 걸어두는 길쭉한 장대를 당간이라 하며, 이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드물게 당간이 남아 있으나, 대부분은 당간을 받쳐주던 두 기둥만 남아 있다.

마을로 변해버린 절터에 세워져 있는 이 당간지주는 동서쪽으로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안쪽 면에는 아무런 조각을 두지 않고, 바깥쪽 면에 양 모서리를 줄인 후 가장자리와 가운데에 세로띠를 도드라지게 새겨두었는데 그 모습이 장식적이고 화려하다.

 

앞뒤 두 면은 윗부분에 안상(眼象)모양으로 움푹 들어가게 새겨 놓았다. 꼭대기는 바깥으로 내려오면서 둥글게 깎여져 있으며, 3단으로 굴곡을 두었다. 안쪽 면의 아래위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2개의 홈을 파놓았는데, 직사각형의 모습이다. 현재 아래부분은 묻혀 있어 받침의 모습을 알 수 없다.

 

처음부터 현재의 위치에 70㎝의 간격을 두고 원상대로 두 개의 지주가 서 있어서 부근 일대가 옛 절터로 추측되나,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다.

 

내측면에는 아무런 조각이 없으나, 외면은 양측의 모를 죽이고 각 둘레에 너비 14㎝의 종대(縱帶)를 돋을새김하였으며, 중앙에는 약간 넓은(너비 18㎝) 종대를 조각하고, 다시 그 중심에 세로로 능선을 가늘게 조각하여 장식적인 의장을 보이고 있다.

 

전후 양 측면에는 두 지주가 똑같이 너비 9∼11㎝의 외연선문(外緣線文)을 돌려 하부는 지주를 따라 내려졌는데, 상부에는 안상(眼象) 모양의 조각이 있다. 외측면의 상부는 정상 끝부분에서 33㎝쯤 밑에서부터 104㎝까지 양각광대(陽刻廣帶)처럼 약간 튀어나왔다.

그리고 두 지주의 꼭대기 부분은 뾰족한 형태이고 외면으로 내려오면서 호선을 그리며 외부로 꺾여지되 3단의 굴곡을 두었다.

 

당간을 고정시키는 간(杆)은 상하 두 군데에 간구(杆溝)를 마련하여 장치하였던 것인데, 상부에는 내면 상단에 길이 17㎝, 너비 8㎝, 깊이 8㎝의 네모난 간구를 뚫어서 간을 시설하였으며, 하부는 현재 지면에서 55㎝ 높이의 내면에 길이 8㎝, 너비 6㎝, 깊이 11㎝의 네모난 구멍을 두 지주 내면에 마주보게 뚫어 간을 끼우도록 되어 있다.

현재 지주 하부가 묻혀 있어서 전체높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며, 따라서 당간을 받치고 있던 기대석(基臺石)이 두 지주 사이에 묻혀 있는지, 아니면 지상에 드러나 분실되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지주는 상·하부의 크기가 거의 같아서 약간 둔중한 인상을 주고 있으나, 외주 각 면의 조식수법과 그 의장으로 보아 가작의 하나로 볼 수 있으며, 각 면의 돌다듬기와 조각수법으로 미루어 통일신라시대 중기인 8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