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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교황은 400년 무렵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440년 식스토 3세 교황의 뒤를 이은 그는
행정 능력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설교로도 유명하였다.
레오 교황은 무엇보다도 교회의 일치와 정통 신앙을
수호하고자 이단을 물리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재임 중인 451년에 열린 칼케돈 공의회는 에우티게스,
네스토리우스 등의 이단을 단죄하고 정통 교회를 수호하였다.
461년에 선종한 레오 교황을 1754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시성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티토에게 보낸 서간에서
교회 지도자의 자격에 대하여 자세하게 훈계한다.
교회의 지도자는 인간적인 덕성에서도 성숙해야 하며,
말씀을 들은 대로 충실하게 간직하고 건전한 가르침을 펼쳐야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남을 죄짓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특히 작은 이들이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죄다(복음).
<내가 그대에게 지시한 대로 원로들을 임명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시작입니다. 1,1-9
나 바오로는 하느님의 종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입니다.
내가 이렇게 부르심을 받은 것은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의
믿음을 돕고 신앙에 따른 진리를 깨우쳐 주기 위한 것으로,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근거합니다. 이 영원한 생명은
거짓이 없으신 하느님께서 창조 이전에 약속하신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제때에 복음 선포를 통하여
당신의 말씀을 드러내셨습니다. 나는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이 선포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러한 나 바오로가 같은 믿음에 따라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구원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
그대를 크레타에 남겨 둔 까닭은, 내가 그대에게 지시한 대로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고을마다 원로들을 임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로는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자녀들도 신자이어야 하고 방탕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아야 하며 순종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실 감독은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합니다.
또한 거만하지 않고 쉽사리 화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나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손님을 잘 대접하고 선을 사랑해야 하며,
신중하고 의롭고 거룩하고 자제력이 있으며,
가르침을 받은 대로 진정한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전한 가르침으로 남을 격려할 수도 있고
반대자들을 꾸짖을 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사도들이 주님께,“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와 함께 ‘대’교황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성 레오 교황이 로마의 주교로
봉직한 시기(440-461년)는 세계사적 격변기였습니다.
서로마 제국이 이민족들의 침입으로 몰락 직전에 있었으며,
동로마 제국 또한 그 힘을 잃으면서 정치적 불안이 극도로 고조되었습니다.
교회 내적으로는 신앙의 자유가 공인된 이후 많은 이단적 학설과
도덕적 타락이 신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던 상황이었습니다.
레오 교황은 이러한 시기에 교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 진정한
사목자이자 현명한 행정가로서 교회와 사회의 용기 있는 지도자였습니다.
그를 교회가 ‘교회 학자’로 칭송하는 것은
안온하고 평탄한 조건에서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마음껏 펼친 신학자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혼돈과 두려움, 도덕적 타락이 지배하는 시기에 살아 있는
강론을 통해 진정으로 복음을 묵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며
그리스도교 윤리의 참모습을 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레오 교황은 전례를 개혁하고 정통 교리를 정식화해서
교회가 흔들림 없이 신앙 교리를 고백하며 합당하게
경신례를 드릴 수 있는 기틀을 세웠습니다.
그가 큰 역할을 한 ‘칼케돈 공의회’(451년)는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교리들을 확증하였습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교의사’에서 중요한 준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놀라운 업적이 인간적인 성취욕이나
능력이 아니라 복음을 진지하게 묵상하고 실천하는
열정에서 비롯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
특히 지도자의 역할을 맡은 이들은
무엇보다도 그에게 맡겨진 이들이 죄를 짓도록 방조하거나
방임해서는 안 되며, 선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한 사회가 탐욕과 불신앙으로 도덕적 타락의 길로 들어섰을 때,
신앙인들은 그러한 시대의 흐름을 결연히 거슬러야 합니다.
레오 교황은 그러한 그리스도인 직분의 위대한 모범입니다.
늘 제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의 사순 시기 강론의 한마디를 되새겨 봅니다.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귀머거리처럼
못들은 체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용서 -최준익 막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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