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12/25)|오늘의 말씀과 묵상

문성식 2013. 12. 25. 09:25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12/25)






    오늘 전례 ▦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거룩한 밤입니다. 주님께서는 작은 고을 베들레헴의 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심으로써 가장 가난하고 약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분께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아기로 오셨다는 것은 인간을 신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에 대한 크나큰 신뢰를 보이신 아기 예수님께 고요하고도 경건한 마음으로 경배드립시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한 아기의 탄생으로 어둠 속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이 빛을 보게 된다고 예언한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이루어진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티토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음을 상기시킨다. 이로써 우리는 은총을 얻게 되고 그리스도에 대한 희망으로 의롭고 경건하게 살 수 있다(제2독서). 요셉과 마리아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칙령에 따라 호적 등록을 하러 본향인 베들레헴으로 갔다. 그런데 마침 마리아의 해산 날이 되어 그곳에서 아들을 낳게 된다. 그때 주님의 천사가 목자들에게 그 아기는 곧 구원자라 전하며 수많은 하늘의 군대와 함께 하느님께 찬미드린다(복음).
    제1독서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9,1-6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수확할 때 기뻐하듯,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 정녕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멘 장대와, 부역 감독관의 몽둥이를, 미디안을 치신 그날처럼 부수십니다. 땅을 흔들며 저벅거리는 군화도, 피 속에 뒹군 군복도, 모조리 화염에 싸여 불꽃의 먹이가 됩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이다. 다윗의 왕좌와 그의 왕국 위에 놓인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 가리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정이 이를 이루시리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2,11-14 사랑하는 그대여,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서 칙령이 내려, 온 세상이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다.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그래서 모두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다.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을 떠나 유다 지방,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로 올라갔다. 그가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 등록을 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첫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몇 년 전 아랍 에미리트의 어느 호텔에 등 장한 크리스마스트리가 화제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의 제작비가 무려 천백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20억 원이라고 합니다. 다이아몬드, 진주, 에메랄드, 사파이어 등 값비싼 보석 181개로 뒤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호텔 측은 이를 기네스북의 등재를 신청하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값진 크리스마스트리로 인정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화려하고 엄청난 크리스마스트리가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더욱더 기리는 기념물이 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값지고 화려한 장식에 둘러싸여 태어나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분께서는 냄새나고, 짐승을 기르는 마구간에서, 그것도 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과 120억 원짜리 크리스마스트리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성탄을 경축하고 있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합니까? 기쁨이 넘치는 전례를 거행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가운데 서로 흥겨워하며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그친다면, 성탄의 의미를 제대로 되살리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웃고 즐기는 사이에 예수님께서는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슬퍼하시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니 성탄의 기쁨을 우리끼리만 누릴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 특히 가장 소외된 이들과 함께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각자는 성모님처럼, 이 사회의 보잘것없는 곳에 가서 아기 예수님을 낳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탄을 기리며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사랑이 예오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