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간 토요일(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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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의 선물에 감사하면서
자신은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그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올바르게 이용하라고 당부하신다. 재물이 이웃을
위하여 사용될 때 그 재물을 쓰는 사람의 구원에 도움이 될 것이다(복음).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4,10-19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을 마침내
다시 한 번 보여 주었기에,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합니다.
사실 여러분은 줄곧 나를 생각해 주었지만
그것을 보여 줄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내가 궁핍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겪는 환난에 여러분이 동참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필리피 신자 여러분, 복음 선포를 시작할 무렵 내가
마케도니아를 떠날 때, 여러분 외에는 나와 주고받는
관계에 있는 교회가 하나도 없었음을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테살로니카에 있을 때에도 여러분은
두어 번 필요한 것을 보내 주었습니다.
물론 내가 선물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다 받아 넉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에파프로디토스 편에 보낸 것을 받아 풍족합니다.
그것은 향기로운 예물이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훌륭한 제물입니다.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9ㄴ-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 마음을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평일 미사의 제1독서로
바오로 사도가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필리피서는 에페소서, 콜로새서, 필레몬서와 함께
‘옥중 서간’으로 분류됩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오로는 필리피에서 잠시 감옥에 갇힌 것 외에도 카이사리아에서
투옥되었다가 로마에서 수감 생활을 계속합니다.
바오로의 로마에서의 선교 활동에 대해서는 사도행전의
맨 뒷부분을 통해 조금 엿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28,16-31 참조).
필리피 교회는 바오로와 매우 긴밀한 관계의 공동체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유럽에서 세운 첫 번째 공동체이기도 했던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은 언제나 바오로의 가르침을 존경하고
신뢰하였으며, 바오로 또한 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와 공동체 사이의 감사와 찬사, 진심 어린 호의가 이 서간에서
여러 번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쩌면 순교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보낸 바오로의 이 편지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공동체에 대한 그의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삶의 고락을 함께한 한 투철한 사목자와,
진심으로 그를 영적인 목자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공동체가
서로 나누는 일치의 가장 깊은 차원을 볼 수 있습니다.
필리피서에는 인간적인 애잔함만이 아니라
세상의 유한함에 매일 수 없는 신앙의 본질에 대한
확고한 증언과 격려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 찬가’(2,6-11)에서 볼 수 있듯이,
바오로의 가장 깊고 성숙한 신학이 감동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바오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앙은, 현실 도피나
종교적 도취가 아니라 현세의 직분에 충실한
‘성숙한 인간형’을 요구한다는 점을 말해 줍니다.
우리는 이를 오늘 독서에 나오는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라는 그의 고백에서 배우게 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차분하게 이 귀한 서간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묵상하면서 진정한 사목자, 진정한 교회 공동체란 무엇인지,
또한 영원을 향한 믿음 속에서 오늘을 충실히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Grande est ta bonte 벗을 위해 자기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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