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단계 - 한성진 목사
(마6:5-13)
이 시간에는 "기도의 단계"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성경에는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기도의 수준을 말씀하는 부분들이 많이 나옵니다. 본문에도 기도의 수준에 관한 예수님의 교훈을 봅니다. 복음서에만 해도 이방인의 기도, 바리새인의 기도, 세리의 기도, 과부의 기도, 제자들의 기도, 그리고 예수님의 마가의 다락방과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등 여러 다른 수준의 기도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예수님처럼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기도의 단계를 편리상 약 네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1. 기도에는 육신적인 소원의 단계가 있습니다.
마6:32에 "이것은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 단계는 간단히 말하면 문제가 있거나 무슨 육신적인 소원이 있을 때만 기도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도 기도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상당히 발전된 과정입니다. 우리도 문제가 있을 때나마 기도로서 풀어가려고 엎드리는 신앙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본능단계의 기도의 특징은 대체로 그 목표가 육신적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함과, 하나님의 뜻을 살피거나 묻는 것보다는 약속의 말씀을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힘쓰며, 감사와 찬양보다 간구의 기도가 주류를 이루고, 기도의 범위 역시 나의 이해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며,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속담처럼 인간 공로에 기초를 둔 이방종교의 습관대로 기도하는 것입니다(마6:7).
학자들 중에 아직 교인들이 샤마니즘 즉 미신적인 기도의 틀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바로 이 본능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함입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이 단계에서도 만나주시고 응답을 주시며 이러한 과정을 사용하사 신앙을 훈련시키시는 도구로 삼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허락하시고 그 문제를 통해서 기도하게 합니다. 그러한 경험을 주시므로 그에게 믿음을 심어주시고, 또 기도하는 사람으로 훈련시키시며, 이것을 통해 하나님 당신의 살아 계심과, 우리를 사랑하심을 보여주시며, 나아가 기도의 사람으로 훈련시키시기 위하심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바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자라기까지는 일단 용납 하십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지 못한 성도들 가운데는
처음 예수 믿을 때가 좋았는데 하면서 낙심하는데 이 무응답 역시 하나님께서 더 나은 단계로 이끄시기 위한 싸인입니다. 그러므로 생활의 어떤 문제를 통해서나 일단은 기도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이 단계에서 기도 훈련의 주된 목적입니다. 그러므로 문제만 안고 계시지 마시고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와 부르짖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이 때 묵상기도는 아직 시기상조로 침체를 의미하므로 발성기도를 원칙으로 하되, 기도줄이 쉽게 잡히지 않더라도 몸으로라도 그 시간을
지키려고 할 때 기도할 힘을 주신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이 단계에서 육신적인 문제의 짐이라도 가지고 나와서 기도하는 사람이 된다면 일차적 성공입니다.
2. 기도에는 의무단계가 있습니다.
고전9:16-17에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 내가 내 임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임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직분을 맡았노라" 했습니다.
이 말씀은 전도에 대한 말씀이긴 하나 의무단계를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기도의 윤리단계란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기도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인식하고 기도하는 단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의무와 책임을 느끼며 이제는 기도하는 사람으로 살리라 기도의 사람이 되기로 다짐 하는 단계입니다. 그러니까 전에는 문제가 있어야 기도했는데 윤리단계에서는 의무와 책임을 인식하여 스스로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하기 싫어도 하는 상당히 장성한 단계입니다.
즉 육신적 본능단계에서 의무와 책임의 단계까지 오는데 사람에 따라서 몇 년도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많은 교인들이 아직 문제가 있어도
기도하지 않는 자연상태에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만 기도하는 본능단계에 있습니다. 윤리단계에 온 사람도 상당수 있으나 그러나 내용적으로 여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윤리단계에서 여물어 기도의 용사로서 나타나게 되면 하나님께서 그 열심을 보시고 일단은 많은 은혜를 경험토록 하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 중심의 사고가 작용하는 단계입니다. 그러니까 기도 많이 하고 능력은 많은데 인격에 아직 결함 투성이라면 이 수준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훈련할 사항은 깊이 지속적으로 하나님과 영적으로 교제함과, 기도의 폭을 넓히며, 육신적 욕망보다 나를 온전케 하기 위
한 신령한 목표를 향해서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 윤리단계에서 좋은 영적 경험이 많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실패와 부작용도 많이 나타납니 다. 아주 실패만 있다면 모르는데 좋은 결과가 있다가 실패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제 자신의 인격적 영적 결함을 돌아보도록 나를 바르게 하시기 위한 허용적 섭리입니다. 이것을 흔히 하나님의 안전장치로 말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풍성한 경험이 주어져도 경험과 나의 영적 온전과는 다르며, 또 능력이 주어져도 아직 나서서 사역할 단계가 아니며 그
것을 통해 나를 만들어 가시는 훈련용임을 깨달아, 교만하지 말고 내적으로만 감당토록 하고 더욱 나를 죽이고 순복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늘 강조하듯 십자가에 나의 옛사람을 내려놓고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받는 하나님의 훈련 목적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씀은 모르고 열심만 있다보니까 큰 일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여러 단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단계의 선결과제는 기도의 열심과 아울러 기도의 폭을 넓혀 기도하고, 어떤 일을 경험할지라도 말씀의 토대에 서서 자기성화에 힘써야 하며, 아직은 침체되기 쉬우므로 묵상보다는 발성기도 중심으로 기도하고, 방언할 수 있다면 통역 여부를 떠나서 방언 기도를 계속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모두 기도의 용사가 되는 이 의무와 책임단계에 도달하시기 바랍니다.
3. 기도의 단계는 말씀단계입니다.
골4:12에 "저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 너희로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 있게 서기를 구하나니" 했습니다.
이처럼 기도의 말씀단계란 열심히 기도하되 전과 같이 내 중심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 진리 중심 복음 중심으로 바뀜을 의미합
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에 서서 기도하는 단계입니다. 과거에는 내가 하나님을 시키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하나님
의 도구로서 쓰임을 받기 위한 겸손의 단계입니다.
그리고 진리를 깨닫고 보니 과거에는 간구만 했었는데 진리를 깨닫고 보니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주신 것을 믿고 감사합
니다. 복음을 알지 못했을 때는 예수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것을 모르고 이루어 달라고만 오랜 세월 부르짖고 수십 명의 교인들이 합심
하여 기도했지만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믿고 감사 찬양함으로 풍부하게 누립니다. 혹은 과거에는 나의 소원이 기도 제목이
었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소원을 나의 소원으로 삼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예수님의 가르쳐 주신 기도처럼 내 안과 내 밖에 하나님 나
라를 건설함이 나의 기도의 제목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겟세마네 예수님의 기도를 본받기 시작합니다.
이 말씀단계 기도의 특징은 먼저 하나님께서 말씀을 깨닫게 하심을 통해 진리의 위대성을 발견하고, 자기의 뜻을 소망함이 실패의
원인이며 심히 부끄러운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또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기도줄이 잘 잡혀 응답이 잘 옴을 느끼며, 진리를 깨닫고 보
니 기도가 밝고 긍정적이며 감사와 찬송으로 바뀝니다. 성경을 얼마나 아느냐도 중요하나 말씀에 확고히 선다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훈련의 주안점은 기도자의 의식적인 변화에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말씀과 섭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늘 깨닫도록 섭리하십니다. 그리고 나서지 말고 항상 겸손히 여쭈므로 성령의 지
도와 인도를 받는 훈련입니다. 또 기도의 삶을 본 보이신 예수님의 삶을 배워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상황이 난감한 일도 있을 수 있지
만 온전히 진리에 서서 이기도록 하시는 훈련임을 깨닫고 상황보다 말씀에 서서 믿어드리고 그 뜻에 순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슴단계 역시 기도의 분량을 충분히 지키고 묵상과 함께 관상기도를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관상기도란 용어는 성경에 없지만 예
수를 생각하고 바라보라는 말씀을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관상기도의 내용은 성경 말씀과 주님께서 복음 안에서 단번에 허락하신 각종 신분과 복된 진리입니다. 늘 기도하면서나 생활하면서 복음을 깊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예수 복음이 마음속에 아주 내인격이 되고 확신과 감사와 찬송이 되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 붙들림의 단계가 있습니다.
빌1:8에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어떻게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 하였습니다.
이 붙들림의 단계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항구적인 임재 경험과 그리스도와의 연합 경험 속에서 육신 중심에서 벗어나 생명의 성령을 따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기도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즉 아주 성령께 붙들려서 기도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심장과 성령의 능력으로 기도함이 무엇인지 실감합니다.
전에도 이런 경험은 있었으나 항구적이지 못했지만 이제는 하나님과 일대 일로 하나되어 교통함이 아주 일상생활처럼 됩니다. 광야 이스라엘에게 모세와 다른 선지자들과의 차이점은 다른 선지자들은 겨우 꿈이나 이상 정도였지만 모세는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여 친구와 같이 대화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적인 수준이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힘써야 할 주안점은 하나님 크신 사랑과 그리스
도의 희생을 깊이 묵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생명단계에 들어가는 중요한 핵심사항입니다.
왜냐하면 내 생명 드리지 않고 하나님의 생명 속에 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울이나 프란시스와 같이 그리스도의 성흔이 생길 만큼 관상기도를 드린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마지막 남은 자아의 잔재가 청산되고 그리스도의 고난적 사랑에 연합됩니다. 이런 산 순교자에게 하나님께서는 온전히 임재하사 생명적인 삶이 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이 단계의 기도훈련 역시 기도의 분량에 모자라지 않도록 힘쓰면서, 아버지의 크신 사랑과 그리스도의 겸손과 희생을 깊이 묵상하고, 그 앞에 복종하며 순종하고 겸손하며, 그리스도의 마음 가지고 사랑의 기도를 드림에 힘쓰는 일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수고해도 사랑과 성령으로 하니까 조금도 힘들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즉 예수님과 한 몸 한 마음 한 뜻 한 힘이 되어 기도하는 단계입니다.
< 결론>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문제를 주셔서라도 기도의 훈련을 시키십니다. 그러므로 우선 다급한 마음을 다하여서라도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아주 기도의 용사가 되시고, 더 나아가 내 중심이 아닌 겸손과 진리의 하나님 중심의 기도의 사람이 되시고, 그리고 내 생명 바쳐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온전히 성령으로 기도하는 사람으로 자라 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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