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채근담 후집 102장 / 만물은 본디 한가지인데 가지런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心無其心 何有於觀 심무기심 하유어관 釋氏曰 觀心者 重增其障 석씨왈 관심자 중증기장 物本一物 何待於齊 물본일물 하대어제 莊生曰 齊物者 自剖其同 장생왈 제물자 자부기동 마음에 사념과 망상이 없으면어찌 마음을 볼 필요가 있겠는가 석가가 '마음을 본다'라고 한 것은 거듭 그 장애를 더할 뿐이다. 만물은 본래 한 물건인데 어찌 가지런하기를 바랄 필요가 있겠는가 장자가 '만물을 가지런히 한다'라고 한 말은 동일한 것을 스스로 갈라 놓은 것일 뿐이다. [해설] 사람의 마음이나 사물의 이치를 바르게 이해하려고 학문을 하고 수양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오히려 근심과 장애를 더하는 경우가 있다 진심, 본래의 상태대로 두고 보면 될 일을 지나치게 분석하고 쓸데없이 갈라서 보는 것은 본래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진실한 모습은 자연스러움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을 심안(心眼)이 뜨인 사람은 자기 마음도 보고 남의 마음도 볼 수 있다. 무념망상을 다 떨쳐버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마음이 깨끗한지라 굳이 고르게하고 가지런히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옥상옥(屋上屋)의 우를 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옥상옥(屋上屋) :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다는 뜻으로, 불필요(不必要)하게 이중으로 하는 일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