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도 될까요/포춘 유영종
기다릴 게 없는 것처럼
하얗던 세상은
더러는 미련을 남긴 채
봄바람을 기다리는 나뭇가지의
떨리는 모습을 봅니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견디며 기다려왔고
견딘 만큼 성숙해 간다는 것을
자란 만큼 실타래는 짧아지고
그리움은 길어지는 것을
내게 알려준 임이여
언제 밀물처럼 다가설까
한 번만이라도 기다릴 게 없는 사람처럼
가득한 행복감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 가요
홀가분한 마음이 아니더라도
사랑한다는 맘 하나면
곁에 다가올 수는 없는 건가요
빠져나가는 썰물 자락을
쫓아갈 수 없었지만 아쉬워했던
기다림의 줄다리기가
오늘뿐만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