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으로 흐르는 그리움 하나/조용순
욕망의 뿌리는 벌써 뽑아버렸고
비우고 비워낸 마음에 넓은 공간만
말끔히 남아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는지
묘한 그림자 하나가 내 안에
자석처럼 붙어 떠나질 않고 있어
채찍으로 후려치며 몰아내는 숨 막히는 날
더는 잠겨 들지 못하게 혼신으로 밀어내는데
아픈 그림자가 비틀거리고 있나 봐
하늘은 회색빛 우울로 내려앉아
캄캄하게 누르기 시작하고
가슴에서 쏟아지는 빗소리가 들려온다
어쩜 한밤 내 빗소리는 멈추지 않을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