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인도하소서 / 김수환 추기경

문성식 2012. 2. 6. 20:40

      인도하소서 인도하소서, 부드러운 빛이여, 사방은 어두움에 잠기오니 그대 나를 인도하소서. 밤은 깊고 집까지는 길이 멉니다. 나를 인도하소서. 내 발을 지켜 주소서. 먼 경치를 보려고 구하는 것이 아니오니 한발치만 밝혀 주시면 족하나이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네 빛이 나를 인도해 달라고 기도한 적도 없었습니다. 나는 스스로 택하고 나의 길을 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나를 인도하소서. 나는 화려한 날을 좋아했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의 뜻은 교만에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일랑 기억하지 말아 주소서. 당신의 힘이 나를 축복하여 주셨사오니 그 힘이 나를 아직도 인도하여 주시리다. 늪과 울타리를 넘고 개울과 자갈길을 넘어 밤이 가고 날이 밝을 때까지 나를 인도해 주시리다. 아침이 되면 그토록 보고자 하였건만 잠시 잊었던 저 천사들이 밝게 미소 지으리이다. - 김수환 추기경 애송시 J.H.뉴먼의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