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12/24)|오늘의 말씀과 묵상

문성식 2011. 12. 24. 14:24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12/24)







    ▦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거룩하고 고요한 밤입니다. 깊은 고요와 어둠 속을 뚫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장소, 가난한 사람을 통하여 주님께서 오셨습니다. 이 밤이 고요하고 거룩한 것은 티 없으신 아기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 함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아름답게 부르며 이 밤 우리 가운데 오신 주님을 맞이합시다.
    말씀의 초대
    어둠 속의 백성, 암흑의 땅에 사는 사람들이 큰 빛을 보게 된다. 한 아기가 태어나고 그에게 왕권이 주어지는데 그는 평화의 군왕이라고 불린다. 그의 평화는 끝이 없고 공정과 정의의 왕국이 된다. 이사야 예언자가 메시아 탄생을 예언하는 말씀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티토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느님의 구원 은총이 나타났다고 선포한다. 그분께서 오심으로써 우리가 복된 희망을 품고 살며 그 은총의 힘으로 우리가 의롭고 경건하게 살게 된다고 가르친다(제2독서). 구세주가 가장 보잘것없는 나자렛의 목수 집안에서 태어난다. 그분께서는 가난, 좌절, 슬픔, 죽음 등 인간이 피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인간 조건을 선택하시어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드러내신다. 하느님의 사랑은 세상 밑바닥에서부터 차오른다(복음).
    제1독서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9,1-6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수확할 때 기뻐하듯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 정녕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멘 장대와 부역 감독관의 몽둥이를 미디안을 치신 그날처럼 부수십니다. 땅을 흔들며 저벅거리는 군화도 피 속에 뒹군 군복도 모조리 화염에 싸여 불꽃의 먹이가 됩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이다. 다윗의 왕좌와 그의 왕국 위에 놓인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 가리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정이 이를 이루시리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2,11-14 사랑하는 그대여, 과연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서 칙령이 내려, 온 세상이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다.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그래서 모두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다.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을 떠나 유다 지방,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로 올라갔다. 그가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 등록을 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첫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성탄절 밤이면 누구나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성탄과 관련된 이야기나 사진들이 늘 눈 내린 겨울 풍경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도시의 희뿌연 아파트 숲 속에 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성탄 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그리움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어둔 밤,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어느 작은 마을의 성당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창문을 통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가가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흘러나오는 풍경을 상상해 보면 마음이 설렙니다. 실제로 우리가 성탄 밤이면 어김없이 부르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오스트리아의 한 작은 성당에서 성탄 밤에 처음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1818년 이 성당의 요셉 무어 신부님이 성탄을 앞두고 고장난 오르간을 고치다가 맑고 투명한 영감에 빠져 한 편의 시를 씁니다. 그는 곧바로 작곡가인 친구 그뤼버에게 곡을 붙여 달라고 했고 그 친구는 그날 밤 눈 덮인 밤 풍경을 바라보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는 아름다운 곡을 탄생시킵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밤은 가장 고요하고 거룩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 순간은 우리 마음을 가난한 곳, 목마른 곳, 그리움이 있는 곳, 외로운 곳, 슬픔이 있는 곳에 머물게 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가가 흘러나오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성전이 되는 날입니다. 그 자리에 주님을 초대하고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고 주님을 찬미하는 날입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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