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마치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것처럼
생각하고 먹고 사는데 몰두하고 있으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본질인 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비록 불완전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사랑을 제거하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살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삽니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참으로 값지게 삽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목적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 제가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마태 19,16) 하고 질문합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야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새로 나야 한다'는 말은 새사람이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새사람은 예수님같은 사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님같이 하느님을 완전히 사랑하고
사람을 완전히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난다는 말씀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죄의 사함을 받고,
하느님의 얼을 받아서 예수님의 닮은 새 마음과 새 정신으로
새 인간이 되어 사람 속에 산다는 뜻입니다.
그래야만 영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것은 삶이 아니요, 죽음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미움, 시기, 질투, 다툼, 불화, 살인, 억압 등
온갖 불의와 부정이 야기되고 온갖 죄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다름 아닌 불행과 죽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암흑과 멸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사랑의 완전한 일치를 드러내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람도 당신과 같이 되도록 당신의 그 영원한 생명,
사랑으로 가득 찬 삶에 참여하도록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즉,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민족, 인종, 피부색 그 외 모든 사회적 차별없이
서로 사랑하여, 서로 형제와 같이 아끼고 돕고 위하는
큰 가족을 이루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어떻게 참으로 사랑해야 합니까?
우리는 본성적인 사랑, 내게 좋은 사람,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사랑하고, 잘난 사람을 사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완전한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사람을 차별한다면 되겠습니까?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을 차별하시면 예수님이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인종, 피부색으로 차별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것을 초월합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승화된 사랑입니다.
이것이 완전한 사랑이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사랑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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