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범정 스님

문성식 2011. 3. 6. 09:02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모든 것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들고 쭈그러든다. 
      내 글만 읽고 나를 현품대조하러 온 사람들이 가끔 깜짝 놀란다. 
      법정 스님하면 잘 생기고 싱싱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별 볼 것 없고 바짝 마르고 쭈글쭈글하니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그때 마다 나는 속으로 미안해한다. 
      거죽은 언젠가 늙고 허물어진다. 
      늘 새차일 수가 없다. 
      끌고 다니다보면 고장도 나고 쥐어박아서 찌그러들기도 한다. 
      육신을 오십 년, 육십 년 끌고 다니다 보면 폐차 직전까지 도달한다. 
      거죽은 언젠가는 허물어진다. 
      생로병사하고 생주이멸生住異滅 한다. 
      그러나 보라. 
      중심은 늘 새롭다. 
      영혼에 나이가 있는가.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영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이다. 
      어떻게 늙는가가 중요하다. 
      자기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중요하다. 
      거죽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중심은 늘 새롭다. 
      거죽에서 살지 않고 중심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 범정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