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 중년 여성은 음주가 잦을수록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인 열성 홍조와 야간발한(잘 때 땀을 흥건하게 흘리는 증상) 등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권리아 박사 연구팀은 음주와 갱년기 증상 사이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2014~2018년 사이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를 방문한 42세 이상 52세 이하의 폐경 전 갱년기 여성 2394명을 5년간 추적 분석했다.
연구팀은 음주 행태에 따라 ▲평생 금주자 ▲과거 음주자 ▲하루에 10g 미만의 음주자 ▲하루에 10g~19g의 음주자 ▲하루에 20~39g 음주자 ▲하루에 40g 이상 음주자로 분류했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 10g은 알코올 함량 25%의 소주를 보통 크기의 소주잔 1잔에 마시는 정도다. 이후 안면홍조나 야간발한 등 혈관운동증상을 겪은 적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했다. 1~7점까지 척도 중 3점 이상의 괴로움을 느낀다면 중등도 이상의 혈관운동 증상이 있다고 정의했다.
그 결과, 평생 금주한 사람보다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중증도 혈관운동 증상이 나타나거나, 조기 발생할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다양한 음주 습관(주중 음주 횟수, 회당 음주량, 폭음 빈도)으로 확인한 결과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류승호 교수는 "많은 선행 연구에서 단순히 평균 알코올 소비량에 따라 음주 행태를 정의해 과거에 음주 이력이 있었던 사람들은 비음주 군에 포함되곤 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과거 음주자도 포함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유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경 전 여성은 금주하면 혈관운동 증상 조기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음주가 갱년기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선행 연구에서 알려진 대로 알코올이 에스토로젠 등 다른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고, 난소 부피 감소를 유발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갱년기 여성 만성질환 위험요인 규명하는 전향적 연구 사업으로 지원받아 수행됐다. 국제 전문 학술지인 ‘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