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대표 약: 타이레놀)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알려졌다. 간 건강이 특별히 좋지 않다거나 음주 상태가 아니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약으로 알려졌는데 또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주의군이 등장했다. 바로 고혈압 환자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신장내과 성수아 교수는 대한신장학회 최신 연구분석을 통해, 고혈압 환자가 규칙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경우 혈압이 상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세트아미노펜이 비교적 안전한 약이라고 해도, 고혈압 환자에겐 심혈관 질환 상승 위험을 상승시킬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가 분석한 연구는 최근 영국에서 규칙적인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의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 이 연구는 18세 이상 고혈압 환자가 아세트아미노펜 4g을 2주간 복용했을 때 수축기 혈압을 살폈는데, 규칙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약 5mmHg 증가했다.
연구를 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군(위약군)은 연구기간 동안 주간 평균 수축기 혈압이 133.9mmHg에서 132.5mmHg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을 규칙적으로 복용한 고혈압환자의 혈압은 132.8mmHg에서 136.5mmHg로 유의미한 상승을 보였다. 변수를 보정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경우 혈압상승률은 4.7mmHg까지 차이가 난다.
주간 평균 이완기 혈압도 위약군은 81.7mmHg에서 80.9mmHg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아세트아미노펜 투약군에선 81.2mmHg에서 81.1mmHg로 나타났다. 이완기 혈압도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고혈압 환자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1명뿐이긴 했으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후 혈압이 180/110mmHg까지 상승한 사례도 있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혈압 상승 영향은 약물을 중단했을 때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아세트아미노펜 투약을 중단하자 2주 이내로 혈압이 다시 정상화됐다.
성수아 교수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안전한 약물이라고는 하나, 무작정 계속 복용해도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혈압 상승은 심혈관계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며 "진통제는 통증이 있을 때만 복용해야 하고, 특히 혈압조절이 잘 안 되는 고혈압 환자라면 아세트아미노펜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